梵鍾(범종)에 숨은 僧侶(승려)

梵鍾(범종)에 숨은 僧侶(승려)


착한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오늘은 구렁이에 쫓긴 승려가 범종에 숨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과 옛날이야기 권 제14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두 승려가 구마노라는 곳에 참예하기 위해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노승이고 또 한 사람은 젊은 승려였습니다.
기이노(지금의 화가산 지방)까지 오자 완전히 날이 저 물어 민가에 하숙을 찾았습니다. 그러자 심부름하는 여인이 나와 주인에게 전했습니다.
그 집은 대문이 아주 으리으리한 훌륭한 집이고 주인은 여자였습니다. 여주인은 두 승려를 머물게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밤중에 젊은 승려가 자고 있는 곳으로 여주인이 찾아와. [저는 지금까지 남자를 집에 머물게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고 느껴져 저의 남편으로 섬기고 싶었습니다. 부디 저를 당신의 아내로 맞아주세요.]
젊은 승려는 자다 깨어나 갑자기 그런 말을 들으니 매우 놀랐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나서 정좌하고, [저는 수행승입니다. 지금은 뜻을 세우고 구마노로 참배하러 가는 중이니 부디 생각을 바꿔주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여 주인은 자신의 생각만을 내세우며 젊은 승려의 말을 들으려하지 않았습니다.
승려는 몹시 난처해 그 장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겠습니다. 그럼 구마노에 참예하고 나서 귀가 길에 다시 이곳에 오겠습니다. 그 때는 당신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부디 이대로 돌아가 주십시오.] 라고 원했습니다. 그래서 겨우 여 주인은 납득하고 돌아 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두 승려는 구마노를 향해 떠났습니다. 젊은 승려는 노승에게 어제밤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시는 저 여주인을 만나면 큰일이므로 구마노 참예뒤 귀가 길엔 다른 길로 가 주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 주인은 젊은 승려의 말을 완전히 믿고 約束(약속)한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매일 청소도 하면서 결혼 준비를 위해 여러 가지 물건도 샀습니다. 그러나 승려는 약속한 날이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여 주인은 매일 길가에 나가 구마노 쪽에서 오는 여행객들에게 구마노로 간 승려의 소식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때아침 구마노에서 돌아오는 다른 僧侶(승려)를 만났습니다.
[아! 그 두명의 승려라면. 이, 삼일 전에 구마노를 떠났습니다.]
여 주인은 화가 치밀어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용서할 수 없어. 내가 그렇게 믿고 기다렸는데]
여주인은 분노와 후회 게다가 깊은 슬픔으로 인해 결국엔 자지도 먹지도 못해 자신의 방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그 집의 하인이 슬퍼하고 있는데 7. 8미터정도 되는 길고 커다란 뱀이 그 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길가 쪽으로 나가더니 구마노에서 돌아가는 두 명의 승려 뒤를 굉장한 속도로 따라붙었습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들은 너무 놀라 길옆에 붙어서 구렁이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앞을 걸어가는 두 명의 僧侶(승려) 귀에도 들렸습니다. 두 명의 승려는.
[반드시 그 구렁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한을 품어 여 주인의 혼이 구렁이로 변하여 따라오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道成寺(도성사) 절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절의 승려들은 심상치 않은 둘의 모습에, [무슨 일이십니까!] 라고 이유를 물었습니다.
두 승려는 자초지종을 말하고 절에서 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 승려는 제일 안전한 장소에서 커다란 범종을 내리고 그 속에 숨었습니다. 그 범종에 숨으면 아무리 큰 뱀이라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노승은 다른 승려들과 함께 본당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냄새를 맡았는지 구렁이가 다가왔습니다. 불길처럼 타오르는 혀를 내밀며 시퍼런 눈빛을 번뜩이고 절의 벽을 타고서 곧바로 종이 있는 堂(당)으로 와서 당의 한가운데 커다란 범종을 휘감았습니다. 그리고 굵은 꼬리로 종 위의 용두를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시간이나 그렇게 두드렸는지 구렁이의 양쪽 눈에선 피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꼬리로 치는 熱(열)과 독사의 독기로 커다란 범종은 새빨개져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독사는 죽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물을 뿌려 종을 식히고 안을 들여다 보니 젊은 승려는 흔적도 없이 재로 변해 있었습니다.
노승은 슬피 울며 재를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그날밤 도성사의 주직은 꿈을 꾸었습니다. 낮에 봤던 뱀보다도 더 큰 구렁이가 꿈에 나타났습니다. [저는 종속에 숨었던 승려입니다. 실은 여주인의 분노로 구렁이로 변하여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생전에 [法華經(법화경)]을 신앙했습니다. 부디 원컨대 법화경의 如來壽量品(여래수량품) 제16을 서사하여 저희를 구제해 주십시오.]
주직은 꿈에서 깨자 수량품을 서사하고 여러 승려에게도 두 뱀을 위해서 법화경을 독송하게 하였습니다. 그날 밤 주직은 또 꿈을 꾸었습니다. [법화경의 공덕과 주직님의 자비로 인해 여 주인은 도리천에 저는 都率天(도솔천)에 각각 다시 태어 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착한 어린이 여러분. 애정이 증오와 미움으로 변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무서운 독사로 변하여 결국엔 자신도 신세를 망치고 상대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법화경을 서사하고 독송한 공덕으로 인해 다시 구제되었습니다.
여러분, 매일 감사와 어보은의 마음으로 題目(제목)을 부릅시다. 그럼 다음 달에 또 만나요.

자료출처 :  <정도 2003년 5월 제25호 72p~77p>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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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