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냥의 佛壇(불단)

삼백냥의 佛壇(불단)

이 달은 부친이 [팔아서는 안된다]라고 유언한 佛壇(불단)을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 하겠습니다.
옛날 아와지방(阿波地方)에 세이좌에몬(淸左衛門)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집안은 대대로 이어온 구가(舊家)로 넓은 대지에는 약간의 창고가 있으며 그 안에는 희귀한 보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이좌에몬의 대에 와서 사업이 잘 되지 않고 창고 속의 보물은 적어지고 빚만 많아졌습니다.
그러할 때에 부친은 병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이좌에몬을 머리맡에 불러 「내가 만약 죽어 어려운 상태로 되어도 이 불단만은 남에게 넘겨 주어서는 안된다」라고 유언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수일 뒤 부친은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도 끝내고 이제 재산을 정리하여 보니 나오는 것은 빚문서뿐 이었습니다. 세이좌에몬은 지금과 같이 빚의 변제를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대물림이므로 이를 깨끗하게 변제하여 달라고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세이좌에몬은 할 수 없이 산을 팔고 논밭을 팔고 창고 속의 모든 것은 팔고 그래도 부족하여 살고 있던 집도 팔고 자기는 외딴 집에 약간의 가구를 챙겨 이사를 하였습니다. 유언이 있던 불단만은 팔지 않았으나 외딴 집에 들어가려니 큰 불단은 방이 작기 때문에 놓아둘 장소가 없었습니다.
세이좌에몬은 불단에서 부친의 위폐를 거두어 들여 다른 장소에 안치하고 불단을 팔기로 하였습니다. 세이좌에몬은 가보라고도 할 수 있는 불단을 아버지의 유언에 어긋나 팔기에는 그런대로의 값어치를 받고 팔고 싶어 삼백냥이라는 값을 붙였습니다.
그 지방의 사람들은 그 불단이 팔린다고 듣고 보러 왔으나 삼백 냥이라는 값에 살 사람이 없었습니다.
세이좌에몬은 서울에 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서울의 큰 길가에 [불단을 팝니다. 값은 삼백냥, 아와지방 세이좌에몬]이라고 푯말을 세우고 불단 옆에 앉아 손님을 기다렸습니다.
[이것은 굉장하다. 이토록 오래된 물건은 없다.] 「이렇게 모두 금박된 불단은 처음 본다」 [이 조각은 틀림없이 이름이 있는 명장이 조각 하였겠지] 과연 서울의 거리였습니다. 사람이 웅성거리며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사 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날도 저물어 올 무렵 교토(京都)의 老鋪(노포)의 고물상 주인 덴에몬(傳衛門)이라는 사람이 불단을 열심히 살피어 [이것은 훌륭한 것이다. 삼백냥이면 비싸지 않다. 내가 사지요] 라고 했습니다. 바로 가게까지 운반하여 삼백냥을 받은 세이좌에몬은 조금 믿어지지 않는 기분으로 숙소에 돌아와 이 돈으로 사업을 어떻게든 재건하려고 결심하며 빨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어 덴에몬이 숙소에 찾아왔습니다. 세이좌에몬은 반품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면서 덴에몬과 만났습니다.
그런데 덴에몬은 [이 불단에는 무언가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라고 물어왔습니다. 세이좌에몬은 부친이 빚을 남겨 돌아가신 것 과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처분하여 임시 거처하고 있는 것과 부친으로부터 이 불단만은 남에게 넘겨서는 안된다고 유언하신 것 등을 있는대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덴에몬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렇습니까. 그것은 지당한 것입니다. 실은 가게에서 불단을 손 보고 있자니 불단의 천정에 삼백냥의 큰 돈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이 삼백냥을 가질 이유가 없으므로 되돌려 주려고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삼백냥을 내밀었습니다.
세이좌에몬은 깜짝 놀라며 [그것은 곤란합니다. 나는 불단의 대금으로서 벌써 삼백냥을 받았습니다. 팔았던 불단에 가령 무언가 들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의 것이며 돋려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零落(영락)하여도 舊家(구가)의 주인으로서 정직하게 상거래하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돌려준다. 받지 않는다의 문답이 계속 된 뒤 세이좌에몬은 [그럼 나는 불단과 함께 청자의 주발을 한 벌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삼백냥으로 사 주신다면 어떻습니까]
이리하여 덴에몬은 삼백냥을 건네주고 청자의 주발 한 벌을 가게로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 주발의 밑바닥에는 검은 잉어와 적황색의 반점이 있는 잉어가 한 마리씩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숙소의 주인을 통하여 장안에 널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城主(성주)의 귀에도 소문이 들어가 둘은 호출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들었다. 둘 다 요즈음에는 드물게 보는 정직한 자들이다. 칭찬한다. 그 청자의 주발을 보여달라]
덴에몬은 두려워하면서 주발을 내밀었습니다. 세이좌에몬은 불단의 덤으로 가져온 것이므로 싼 물건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삼백냥으로 팔았느냐]라고 꾸지람을 받지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였습니다. 그러나 성주는 주발을 보고 [오! 이것은 훌륭하다. 소문에 들었으나 이 주발의 가치를 그대 들은 알고 있는가. 누가 물을 가져오라.]
주발에 물을 넣으니 잉어들이 제각기 꼬리를 치며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주발은 내가 갖겠다. 세이좌에몬은 받은 삼백냥을 덴에몬에게 돋려주라. 그대신 세이좌에몬에게는 삼백석, 덴에몬에게는 이백석의 祿米(녹미)를 주겠다. 앞으로도 정직하게 노력하라.]
이리하여 두 사람은 부하도 아닌데도 매년 녹미를 받는 신분으로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삼백냥이 불단의 천정에서 나왔어도 모르기 때문에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데, 또 돌려 준다는데 받아두면 좋은데라고 생각치 않았습니까.
[신은 정직한 사람을 지켜주며 돕는다] 라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친구에게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본존님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나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지 혹은 손해가 되는지 하는 것보다 善(선)인지 惡(악)인지, 正(정)인지 邪(사)인지, 라는 것을 기준으로 정직 제일로 하시기 바랍니다.


자료출처 : <正宣(정선) 2000년 11월 제38호 43p~48p>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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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