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상(馬像)으로 변한 마님

말상(馬像)으로 변한 마님<正宣(정선) 2001년 2월 제41호 48p~52p>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인색하고 심술굿은 마님이 말상의 얼굴이 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옛날 한 승려가 탁발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탁발이란 각 집을 방문하여 먹을 것을 얻는 행을 말합니다. 옛날 석가님이 행한 것을 시작으로 거지행이라고도 말합니다.
승이 어느 날 큰 집 앞에 왔습니다. 이 집은 부자로 많은 심부름꾼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마음이 착한 솔이라고 하는 심부름꾼이 있었습니다. 솔은 현관 앞에 서있는 승려를 발견하고 무언가 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엌에 설떡이 많이 남아 있었으므로 종이로 싸서 열 개쯤 승려에게 드렸습니다. 승은 솔에게 깊이 머리를 숙여 합장하고 사라졌습니다.
우연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 집의 마님이 솔에게 무얼 주었는지 물었습니다. 솔은 [미안합니다. 제멋대로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라고 사죄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마님은 [비록 남은 떡일지라도 저런 거지중에게 주어서는 안된다. 빨리 쫓아가서 도로 가져오라. 정말로 너는 바보 말이다] 라고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말이란 솔의 별명이었습니다. 솔은 얼굴이 길고 코가 위로 향해 있고 색이 까맸으므로 모두가 「말의 솔」이라고 놀렸습니다. 솔은 업신당해도 남을 원망하지 않고 남의 행복을 원하는 마음으로 항상 웃는 얼굴 이었습니다.
솔은 승려의 뒤를 쫓아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떡을 돌려 받았습니다. 승은 '풍족하지 않은 너에 비해 풍족한 마님은 얼마나 마음이 가난한 사람인가. 욕심이 많은 마음은 자기를 불행하게 하는 것이다. 너는 그 고운 마음씨를 잃지 말고 지속하여라. 그리고 이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 점점 예쁘게 되므로 시험하여 보라. 반드시 행복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하며 갖고 있던 손수건을 솔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솔은 떡을 돌려주고도 승려가 화도 내지 않고 슬픔도 없었으므로 안심하였습니다. 게다가 예쁘게 된다는 손수건 까지도 받았으니 기뻐서 돌아왔습니다.
솔은 마님에게 떡을 건네주고는 바로 방으로 가서 얼굴을 붉히면서 더러워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보았습니다. 거울을 보니 역시 여느때와 같이 자기의 검은 얼굴이 비추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무렵. 모두로부터 '솔아, 어찌된 일이냐. 예뻐졌구나」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길고 검은 얼굴이 살갖이 희고 예쁜 얼굴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솔은 그로부터 매일 아침 저녁으로 그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었습니다.
솔은 '예쁘게 된다. 행복하게 된다.」라고 하는 승려의 발을 꼭 믿고 있혔던 것입니다. 모두 「말상의 솔」이라고 말하기 않게 되었습니다. 원래 마음이 착한 여자였으므로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마님입니다. 솔은 어찌하여 예쁘게 되었는지, 라고 생각하여 밤에 몰래 보고 있자니 자기 전에 더러워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었습니다.
[저 손수건이 예쁘게 되는 비밀이었구나] 라고 마님은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솔을 이웃 마을에 심부름 보내고 그 손수건을 자기 방으로 갖고 와서 거울 앞에서 자기의 얼굴을 닦아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얼굴이 조금씩 길게 변해갔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마님은 이번에는 힘차게 북북 닦았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마님은 정말로 말의 얼굴이 되어버렸습니다. 놀라서 「어머나, 누군가 와서 도와달라」라고 외쳤으나 모두에게는 말의 울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런, 마님 방에 말이 있구나」소란스러워져서 그 말은 마굿간에 매어졌습니다. 누구도 그 말이 마님이라고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한편 이웃 마을에 심부름간 솔은 그곳에서 만난 부자의 외아들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두사람은 같이 정직한 자로 진심으로 남의 일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두사람은 많은 사람들을 행복으로 인도하기를 다 하였으므로 부모형제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으로부터 신뢰받았습니다.
여리분, 오늘의 이야기에서는 무엇을 느꼈습니까,
모양이나 얼굴이 좋지 않아도 마음이 착하다면 행복하게 된다는 것입니까. 인색하고 심술굿은 마음으로는 지위나 재산이 있어도 불행을 초래하는 것일까요. 말상이라고 남을 얕보았기 때문에 자기가 말상이 되었다는 인과입니까. 돈이나 먹을 것을 남을 위해 아끼지 않는 마음의 일인가요. 「예쁘게 된다」라고 하는 승려의 말을 믿고 매일 얼굴을 닦은 한결같은 마음인가요.
여러분은 오늘의 이야기 중에 자기는 이런 일을 해 가야겠다든가 혹은 그만 두어야 한다고 느꼈습니까.
지금 총본산에서는 봉안당의 건설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 공양에 대하여 어법주상인예하님은 다음과 같이 지남하시고 계십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깃들어 있는 貪慾(탐욕)<금품을 아끼고 욕심부리는 것>과 瞋恚(진에)<화를 잘내는 것>와 愚癡(우치)<어리석어서 올바른 판단이 되지 않는 것>, 특히 탐하는 마음을 가지고 얼마 안 되는 돈도 자기를 위해서는 써도 불법을 위해서는 아낀다는 잘못된 욕심부리는 마음을 타파하면서 정말로 청정한 신심의 행업을 가지고 성불의 경계를 얻는 곳에 佛法(불법) 수행의 중요한 까닭이 이 봉안당 건립에 있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배하고 여러분도 용돈에서 조금이라도 저축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성의 공양을 합시다. 그렇게 하면 탐하는 마음 이나 욕심많은 마음이 자비의 마음과 남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럼 다음 달까지 안녕히.

자료출처 : <正宣(정선) 2001년 2월 제41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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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