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도둑

말 도둑 <正道(정도) 2001년 12월 제8호>


착한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말 도둑으로 오인 받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승려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石山寺(석산사)에 고손(好尊(호존))이라는 승려가 살고 있었습니다. 고손은 젊었을 때부터 法華經(법화경)을 믿으며 수행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고손은 볼 일이 있어 丹波國(단파국)(지금의 교토(京都(경도) 중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행 도중에 병이 생겨 단파국에서 말을 빌려 타고 오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도중에 교토의 祇園(기원)에서 하루 묵었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사내가 고손이 타고 온 말을 보고는 [이 말은 내가 몇 해 전에 도둑맞은 말이다. 그 후 사방으로 찾아 다녔으나 지금까지 찾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찾았다!]라고 외치며 말을 빼앗았습니다.
그리고는 「이 말 도둑놈아!」라고 하며 고손을 때리고 밧줄로 꽁꽁 묶고는 사내의 집으로 끌고 가서 기둥에 묶어버렸습니다. 고손은 몇 번이고, [이 말은 단파국에서 돈을 지불하고 빌려 온 말입니다. 절대 훔친 말이 아닙니다.]라고 호소하였으나 사내는 들으려 하지 않았으며 기둥에 묶어놓은 채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고손은 내가 어째서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일까. 前世(전세)에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했단 말인가 라고 한탄하며 슬퍼하였습니다.
마침 그 날 밤 기원에 묵고 있던 세 명의 老僧(노승)이 같은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사내의 집에서 普賢菩薩 (보현보살)이 기둥에 묶여서 매맞고 있는 꿈] 이었습니다.
세 명의 노승이 사내의 집으로 가보니 고손이 기둥에 묶인채 많이 지쳐 보였습니다. 노승들은 우선 고손의 줄을 풀어주고는 까닭을 물어보았습니다. 고손은 지금까지의 경위를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 노승들은 고손이 억울하게 붙잡힌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보현보살이 세 사람의 꿈속에 나타났던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승들은 서둘러 고손을 말에 태워 돌려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사내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말과 고손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는 당황하여 밖으로 나오자 많은 사람들에게 쫓기어 도망 오고 있는 진짜 말 도둑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내는 운 나쁘게도 도둑을 겨냥하고 쏜 화살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죽은 사내를 보고 [법화경을 믿는 아무 죄 없는 스님을 붙잡아 때리고는 기둥에 묶은 죄로 인해 현세에 그 과보로 화살에 맞아 죽게 된 것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법화경을 수행하는 고손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고손도 그 일이 있은 후로 더욱 법화경 수행에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비록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사실을 확인하고 난 후에 罰(벌) 주어야 한다. 하물며 승려에게 직접 벌주는 일은 삼가야 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게난(下男(하남))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信濃國(신농국)/지금의 나가노/長野縣)에 영토를 지니고 있던 사에몬다유다이라노 마사이에(左衛門大夫平正家)라는 사람
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사이에의 말을 도둑맞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 마사이에의 하인 가운데 한명이 정직한 게난(下男)을 시기하여 [게난이 말 도둑입니다. 주인님의 말을 훔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라고 소리 높여 말했습니다. 마사이에는 하인을 시켜 게난을 붙잡아 오게 하였습니다. 하인은 게난을 시기하고 있었으므로 손발을 단단히 묶어 나무에 붙들어 매고는 지키게 하였습니다. 게난은 죄가 없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슬퍼졌습니다.
오래 전부터 게난은 법화경을 신앙하고 있었기 때문에 묶여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법화경을 독송하였습니다. 게난을 감시하고 있던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 불쌍하게 여기면서도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게난이 깨워 일어나 보니 손과 발의 족쇄와 밧줄이 모두 풀어져 있었습니다. 지키던 사람은 깜짝 놀라며 다시 전과 똑같이 묶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밤도 그 다음날 밤도 게난은 법화경을 외웠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밧줄은 모두 풀어져 있었습니다.
나흘 째 밤의 일입니다. 마사이에의 아들 다이가쿠노죠 스케모리(大學允資盛)가 게난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보러 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나무기둥에 묶인 게난이 낭낭한 목소리로 법화경을 외우고 있었습니다.
스케모리는 지키는 사람으로부터 아침이 되면 게난의 밧줄이 모두 풀어져 있다는 말을 듣고는 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마사이에는 게난을 불러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게난은 [저는 말을 훔치지 않았으며 밧줄도 제가 풀지 않았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의심을 받아야 하며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구제될 것을 믿고 법화경을 독송했더니 흰옷을 입은 童子(동자)가 하얀 나무 지휘봉을 가지고 나타나 제 손발과 몸 주변에서 가볍게 지휘봉을 흔들자 신기하게도 족쇄와 밧줄이 풀어졌습니다. 동자는
「빨리 이곳에서 나가세요」라고 했으나 저는 나쁜 짓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도망치고 싶진 않아서 저절로 용서받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라고 마사이에게 말했습니다.
마사이에는 하인의 말만 듣고 게난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고 게난을 용서해주고 하인을 罰(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동자가 나타나서 게난의 밧줄을 풀어준 것은 법화경을 독송한 공덕이며 수호신의 힘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착한 어린이 여러분도 본인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 의심을 받는다거나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올바른 신앙을 실천해 나가면 반드시 제천의 가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쉽게 남의 말에 혼동되지 말고 진실은 분명히 규명해 나가는 어린이가 됩시다. 그럼 다음달에 또 만나요.

자료출처 : <正道(정도) 2001년 12월 제8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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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