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여름나기 7

고성 장어탕

건강하게 여름나기 7

고성 장어탕

장어탕은 갯장어에 방아잎을 비롯한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끓인 경상도 연안지방의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이자 경상남도 고성군의 향토음식이다. 이 지역에서 갯장어를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장어탕 외에 구이, 데침회, 숙회, 회 등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후덥지근하고 고온다습한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절음식(時節飮食)이 발달하였다. 특히 해안지역에서는 지역에 따라 갯장어, 능성어, 농어, 민어 등의 바닷물고기가 여름철에 인기 있는 보양식 재료로 각광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농어와 갯장어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맛의 변화가 큰 물고기여서 맛으로는 여름이 가장 제철인 생선이다. 특히 갯장어가 많이 잡히는 남해안 지역에서는 갯장어탕 또는 갯장어곰탕으로도 불리는 갯장어로 끓인 장어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하다.

갯장어는 뱀장어목 갯장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겨울을 지낸 뒤 봄이 되면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서해안으로 북상하여 6~8월경에 산란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갯장어는 청정해역의 수심 20~50m의 모래펄이나 암초 등에 서식하는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남해안에서는 보통 4~9월 사이에 어획된다.

최근에는 남획으로 인하여 어획량이 점차 감소하게 되자 2009년부터 산란기인 6~8월에는 금어기를 법으로 정하여 보호받는 어종으로 지정되었다. 갯장어는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전체 어획량의 99%에 해당하는 물량이 일본으로 수출되었던 어종이었으나 2천 년대 들어서면서 웰빙문화의 유행과 외식산업의 발전으로 국내 소비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남획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남해안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경상남도 고성군과 전라남도 여수시가 갯장어의 주산지로 유명하였다. 경상남도 고성군의 경우에는 고성군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어항인 삼산면 두포리 포교마을이 대대로 갯장어 잡이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를 이어 갯장어 잡이를 해온 만큼 갯장어 음식이 발달하였다.


이 지역에서 갯장어를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장어탕 외에 구이, 데침회, 숙회, 회 등이 있다. 예전에는 갯장어 어획량의 대부분이 수출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에서는 맛보기가 힘든 귀한 생선이었으나 지금은 고성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갯장어를 견아리(犬牙鱺)라는 명칭으로 기록하고 있다. 갯장어나 견아리 모두 개의 이빨과 같이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장어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즉 갯장어도 ‘개(犬)+장어’로 된 이름이다. 정약전은 갯장어의 이빨과 뼈가 견고하여 능히 사람을 무는 까닭에 뱀이 변한 물고기라는 일화도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잘 무는 습성 때문에 갯장어는 일본에서도 ‘물다’라는 뜻의 ‘かむ(카무)’에서 유래한 ‘하모(ハモ)’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갯장어보다는 하모로 많이 부르기도 한다.

1433년에 간행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갯장어의 효능이 뱀장어와 같아서 “과로를 치료하고, 부족함을 보(補)하고, 결핵과 악창을 치료하고 해독하는 작용이 있으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陽氣)를 일으킨다”고 수록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갯장어에 대해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데 효능은 뱀장어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갯장어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고 고도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붕장어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다량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과 원기회복, 허약체질 개선 등에 좋다. 껍질에는 황산 콘드로이틴이라는 다당류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의 연골조직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재료
갯장어, 고사리, 대파, 다진 마늘, 숙주, 방아잎, 어린배추, 고춧가루, 된장, 산초가루, 소금, 물

조리과정
1. 갯장어의 내장을 제거한 후 깨끗하게 씻는다. 이때 뼈를 발라내기도 하고 통째로 쓰기도 한다.
2. 씻은 장어를 푹 삶아서 살을 발라낸다. 뼈를 이용할 경우에는 믹서에 곱게 갈아 체에 걸러낸다.
3. 고사리, 배추, 숙주, 토란대 등을 끓은 물에 살짝 데친 다음 먹기 좋게 썰어서 고춧가루, 다진 마늘, 된장을 넣어 맛이 배도록 버무린다.
4. 버무린 채소를 장어에 넣고 끓인다.
5. 4에 고추, 마늘, 방아잎, 산초가루 등을 기호에 맞게 넣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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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