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는 생활 속 심신 행복 찾는 수행의 장

순례는 생활 속 심신 행복 찾는 수행의 장

 

‘성지순례’는 하나의 신앙여행이다. 성지순례를 완수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염라대왕의 약속도 있듯이 인도·티베트·일본 등 불교국가들은 ‘내생의 안락’을 발원하기 위해 순례를 나서며 이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참회하고 청정한 세계에 들기 위함이다.

 

불교의 최대 장점은 ‘다생다사관(多生多死觀)’에 있다. 타종교는 한 번 태어나 죽으면 천당에 가거나 지옥에 가는 ‘일생이사관(一生二死觀)’인데 반해 인간은 단 한번태어나 죽는 게 아니라 자신이 쌓은 공덕에 의해 육도윤도를 하거나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난다는 데에 있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사후(死後)세계를 믿지 않는다. 사람에게 이러한 내생(來生)관이 없다면, 한생을 제멋대로 살다가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생을 믿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결코 죄를 짓지 못한다. 그래서 불교는 생과 사가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사후세계가 없다면, 인간 또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남을 위한 자비심도 생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 이러한 세상은 한마디로 말해 황폐한 삶만 존재할 뿐이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사후에도 또 다른 세상이 자신에게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면 비록, 죽음이 두려울지라도 마음만은 평온할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의 생사 문제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때문에 우리는 순례를 통해 ‘생(生)’이란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다. 여기에 성지순례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지순례는 ‘육신과 마음’을 청정의 세계로 이끈다. 인간의 몸은 ‘육신과 정신’ 그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육신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근(六根)과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오온(五蘊),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사대(四大)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 몸의 주인은 바로 ‘마음’이다.

 

순례의 의미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시련을 주어 ‘마음’을 닦는 데에 있다. 성지순례 그 자체가 자신의 존재적 가치에 대한 되물음이며 성지는 곧 수행의 장소이기 때문에 인생의 행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미래에 다가오는 죽음의 문제에 보다 초연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지게 하는 시간을 준다. 이 점이 많은 사람들이 비록 고난의 여정이라 할지라도 순례를 나서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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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