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받는 추석(秋夕) 되세요

추석(秋夕)

한가위, 가배, 嘉俳, 가배일, 嘉俳日, 중추, 中秋, 중추절, 仲秋節, 중추가절, 仲秋佳節 이라고도 한다. 이때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 있어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되었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 날을 맞이하였으니 즐겁고 마음이 풍족하였다. 올해는 9월 10일이 추석이다.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오랜 전통이 있는 추석명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세시풍속으로 전승되고 있다. 추석이 되면 조석으로 기후가 쌀쌀하여지므로 사람들은 여름옷에서 가을옷으로 갈아입는다. 추석에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한다. 옛날 머슴을 두고 농사짓는 가정에서는 머슴들까지도 추석 때에는 새로 옷을 한 벌씩 해주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 때 6부의 여자들을 둘로 편을 나누어 두 왕녀가 여자들을 거느리고 7월 기망부터 매일 뜰에 모여 밤늦도록 베를 짜게 했다. 8월 보름이 되면 그동안의 성적을 가려 진 편에서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대접했다. 이때 회소곡 會蘇曲이라는 노래와 춤을 추며 놀았는데 이를 '가이미지'라고 불렀다. 고려시대에도 추석명절을 쇠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국가적으로 선대 왕에게 추석제를 지낸 기록이 있다. 1518년(중종 13)에는 설·단오와 함께 3대 명절로 정해지기도 했다. 회악 會樂이라고도 한다. 가사는 전하지 않으며 삼국사기에 그 유래만이 전할 뿐이다.

會蘸曲 회소곡
西風吹廣庭 明月滿華屋   서풍이 넓은 뜰에 불어오고 밝은 달이 화려한 집에 가득해.
王姬壓坐理繅車   왕의 계집 누르듯 앉아 물레 돌리니
六部女兒多如簇   육부의 계집아이들 많기가 가는 대나무 같다네.
爾笤既盈我筐空   너의 바구니 이미 찼는데 나의 광주린 비었구나.
釃酒揶揄笑相謔   거른 술로 야유하며 웃으며 서로 놀리네.
一婦嘆千室勸       한 계집이 탄식하고 온 집 안이 권면하니
嘉徘縱失閨中儀   가비가 설혹 규중의 뜻 잃었다 해도
猶勝跋河爭喨喨   오히려 발하'로 다투며 시끌벅적한 것보단 나으리.

추석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첫 번째 일은 차례를 지내는 일이다. 주부에 의해서 수일 전부터 미리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낸다. 이 때에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상례이다. 가을 수확을 하면 햇곡식을 조상에게 먼저 천신(薦新)한 다음에 사람이 먹는데 추석 차례가 천신을 겸하게 되는 수도 있다.

차례가 끝나면 차례에 올렸던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飮福)을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데, 추석에 앞서 낫을 갈아 가지고 산소에 가서 풀을 깎는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자란 풀이 무성하고 시들어 산불이라도 나면 무덤이 타게 되므로 미리 풀을 베어주는 것이다. 


추석은 공휴일로 제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통혼잡을 이루고 도시의 직장들은 쉬게 된다. 이처럼 고향에 돌아가는 것은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기 위해서이다.  이미지 다음켑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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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