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 개최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오는 19일부터 관람을 재개해 3월 1일까지 조선 왕실의 군사적 노력과 군사의례에 대해 소개하는 특별전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를 개최한다.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 개최

- 국립고궁박물관 19일부터 관람 재개, 군사의례 특별전도 열어 (1.19.~3.1) -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오는 19일부터 관람을 재개해 3월 1일까지 조선 왕실의 군사적 노력과 군사의례에 대해 소개하는 특별전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를 개최한다.

전시회 관람을 위해서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하여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합하여 시간당 110명, 일일 최대 90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고, ▲ 개인관람만 가능(단체관람 불가)하고 ▲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점검, ▲ 관람객 간 거리 두기, 한 방향으로 관람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된다.

박물관 재개관에 맞춘 이번 특별전은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전시로, 조선이 문치(文治)뿐 아니라 무치(武治)를 겸비한 나라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군사들이 착용한 갑옷과 투구, 무기와 다채로운 군사 깃발 등을 포함해 176여 건의 다양한 유물들이 한자리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독일 라히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과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조선 시대 갑옷과 투구, 무기 등 약 40여 점도 특별히 들여왔으며, 이 유물들은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군사의례는 왕이 국가를 통치하는 다섯 가지 국가의례인 오례(五禮) 중 하나로, 국가의 군사적 활동을 의례로 정리한 내용이다. 조선 왕실은 군사의례를 통해 왕이 군통수권을 지니고 있다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왕실의 권위를 한껏 드높였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 왕조의 영속을 지탱하고자 했던 왕의 군사권 장악을 위한 노력과 조선 왕조의 군사적 면모를 군사의례를 통해 조명하고자 하였다.

특별전은 ▲ 1부 ‘조선 국왕의 군사적 노력’, ▲ 2부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 총 2부로 구성하였다. 먼저 ▲ 1부 ‘조선 국왕의 군사적 노력’에서는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조선 전기와 조선 후기로 나누어, 주요 왕대별로 편찬된 병서와 회화작품, 임진왜란과 진법에 관한 영상을 함께 전시해 조선이 군사적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모습을 살펴본다.

▲ 2부 ‘조선 왕실의 군사의례’에서는 왕을 중심으로 거행한 군사의례를 소개한다. 강무의(講武儀), 구일식의(救日食儀, 해를 구하는 의례), 나쁜 기운을 쫓는 계동대나의(季冬大儺儀), 대사의(大射儀), 선로포의(宣露布儀)와 헌괵의(獻馘儀), 국왕의 군사권을 과시하는 대열의(大閱儀) 등 여섯 가지 군례의 의미와 내용을 의례별로 사용되는 관련 유물로 조명한다.

먼저 왕이 군사를 동원해 사냥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인 ‘강무의(講武儀)’는 사냥한 짐승을 종묘 제사에 올릴 때 행하는 의례다. 군사를 동원하기 위해 사용한 징표인 발병부(發兵符), 말안장과 발걸이, 군사복식으로 착용한 철릭(帖裏, 貼裏)과 주립(朱笠) 등 유물이 전시된다.
* 철릭: 저고리와 주름 잡은 치마를 허리에 연결시킨 군사복식으로 평상복으로도 착용됨
* 주립: 신분이 높은 당상관이 착용하는 붉은색 칠을 한 갓으로 철릭과 함께 입음

조선 후기에 등장한 군복(軍服)을 입은 왕의 모습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철종 어진> 그리고 어진(御眞) 속에 그려진 군복, 지휘봉, 허리띠, 깍지, 칼(환도, 環刀) 등과 유사한 유물을 함께 구성하여, 군대의 최고 통수권자인 왕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고자 했다.
* 어진: 왕의 초상화
* 깍지: 활시위를 잡아당길 때 엄지손가락에 끼워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

‘구일식의(救日食儀)’와 ‘계동대나의(季冬大儺儀)’는 자연현상에 대해 군사력으로 상황을 안정시켜 일상을 회복하려 했던 상징적 군례다. ‘구일식의’는 해가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인 일식을 구제하기 위해 거행했던 의례로, 왕과 신하들이 구일식의 때 입는 복식을 통해, 일식에 대해 경건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계동대나의’는 역병을 쫓아내기 위한 의례다. 역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한 인물이 쓰는 방상시(方相氏) 가면은 조선 시대 유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대사의(大射儀)’는 왕과 신하가 활쏘기로 화합하는 군례로, 군자의 덕을 함양하는 수단인 인격 수양의 행위로 인식된 의례다. 1743년(영조 19) 영조가 중단되었던 대사의를 200여 년 만에 다시 거행하고 기록한 『대사례의궤』, 기록화로 남긴 <대사례도>, 참여자의 복식, 활과 화살, 활을 쏠 때 사용하는 부속구 등의 유물이 전시된다. 또한 <대사례도>에 그려진 의식 순서별 장면을 만화영상 자료로 함께 소개한다.

‘선로포의(宣露布儀)’와 ‘헌괵의(獻馘儀)’는 전쟁의 승리 과정을 적은 노포와 적의 잘린 머리 등을 거리에 내걸어 승리를 대대적으로 알리고자 한 의례다. 아울러 1744년(영조 20) 영조가 『국조속오례의』에 정식 군사의례로 수록하여 국왕의 굳건한 권위를 명시하고자 한 정치적 행위이기도 하다. 전시에서는 노포를 걸고 적의 머리를 왕에게 바친 후 성 밖에 내걸어놓는 과정을 만화영상으로 상영해 이해를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열의(大閱儀)’는 왕이 직접 주관하는 대규모 진법 훈련이자 최대의 군사의례다. 대열의 전시공간에서는 진법 훈련에 필수적인 갑옷과 투구, 무기, 그리고 지휘 신호용 깃발‧악기‧화약무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독일 라히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된 갑옷과 투구, 갑주함(갑옷과 투구 보관함), 투구 싸개, 갑옷 안에 입는 내의, 보자기 등 일습 유물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보존상태 또한 매우 좋다.

갑옷과 투구 공간은 대열의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든 대형 영상 화면을 배경으로, 왕의 시선에서 바라보듯 장수와 병사들이 사열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연출하였다. 건너편 벽면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다종다양한 깃발들이 한꺼번에 전시되어 공간을 압도한다. 또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활쏘기 체험 공간과 군사의례를 바탕으로 한 대형 영상을 별도의 공간에 마련하여, 관람객이 더 쉽고 즐겁게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전시실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1월 19일부터 온라인으로도 전시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하였다.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에서 전시 전경 영상과 전시 해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 www.gogung.go.kr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 https://youtube.com/gogungmuseum
문화재청 유튜브: https://youtube.com/chluvu

다음 포털의 카카오 갤러리(https://gallery.v.daum.net/MilitaryRituals)에서도 주요 전시 내용과 유물에 대한 설명을 담은 온라인 전시를 함께 제공한다. 이외에도 매주 목요일에는 세부 주제별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네 차례 순차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1월 29일에는 특별전을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도 박물관 누리집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특별전 주제를 심도 있게 알 수 있는 두 차례의 연계 강연이 준비되어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강의는 1월 21일 ▲ 조선 왕실의 상무, 군례(이왕무, 경기대학교) 강의와 2월 4일 ▲ 조선 시대 군사의례와 복식(박가영, 숭의여자대학교)과 ▲ 조선 후기 군사 신호체계와 군사훈련(최형국, 한국전통무예연구소) 강의 등 총 3개가 마련되어 있다. 관심 있는 누구나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유튜브에서 1월 21일과 2월 4일부터 볼 수 있다.
* 특별강연: 1.21. 조선 왕실의 상무(尙武), 군례(軍禮)(이왕무, 경기대학교)
2.4. 조선시대 군사의례와 복식(박가영, 숭의여자대학교)
조선 후기 군사 신호체계와 군사훈련(최형국, 한국전통무예연구소)

이 밖에도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으로 전시 내용과 유물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퀴즈 등을 통해 학습하는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온라인 전시해설’은 이미 지난 4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교육 참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2-3701-7653)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전시로 조선왕조의 군례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위험에 대처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역사적 의미와 함께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영진총도 병풍 營鎭總圖屛 조선 후기


정조 대에 편찬한 병서 『어제 병학지남』 「영진총도」에 실려 있는 각종 무기와 깃발의 배치를 그림으로 그린 2폭 병풍 8점이다. <영진총도 병풍>은 글자와 선으로 표현된 「영진총도」를 깃발, 무기, 기호 등을 다양한 색으로 그려 보다 쉽게 진의 형태와 진형의 운영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병풍의 상단에 동서남북 각 방위를 나타내는 묵서가 있어 방위에 따라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발병부 發兵符 조선,


군사를 동원할 때 사용하는 징표이다. 한 면에는 ‘발병’, 다른 한 면에는 해당 지역 명칭을 적어 왼쪽은 궁에서, 오른쪽은 해당 지역의 병권을 가진 지휘관이 보관하였다. 왼쪽과 오른쪽 발병부가 합쳐질 때만 군사를 징발할 수 있었다. 전쟁뿐 아니라 사냥 훈련 의례인 강무의와 같이 각 지역의 군사를 특정 지역으로 소집하여 훈련할 때도 사용하였다.

방상시 가면 方相氏假面 조선, 국립중앙박물관 국가민속문화재 제16호


나라의 나쁜 기운을 쫓는 군사의례인 계동대나의 때 역귀를 쫓는 방상시 역할을 하는 인물이 쓰는 가면이다. 방상시의 눈 네 개는 사방의 역귀를 모두 찾아 쫓아내기 위함이다. 이 가면은 조선시대에 제작한 방상시 가면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국왕이 함께 활쏘기를 한 신하에게 내리는 문서, 고풍古風 조선,


1792년 정조가 활쏘기를 한 뒤 함께한 신하들에게 상을 내린 내용을 적은 문서이다. 하사품을 받은 신하가 오재순이라는 것, 왕의 활쏘기 성적, 하사품은 다음에 지급하겠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왕의 활쏘기 성적을 보면, 총 50발 중 49발을 맞춘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철종 어진 哲宗御眞 보물 제1492호 조선


제25대 국왕 철종(哲宗, 재위 1849~1863년)의 어진이다. 1861년 31세의 철종의 모습을 담은 전신초상화로, 현존하는 어진들 중 유일하게 군사 복식을 입고 있다. 철종이 입은 복식은 군사 복식 중에서도 군복(軍服)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립(戰笠)을 쓰고 동다리를 입은 모습이다. 양 어깨와 가슴에는 발톱이 다섯인 용[오조룡(五爪龍)] 흉배를 달아 국왕의 위엄을 나타냈다. 오른 손에 등채[말채찍]를 움켜쥐고 있고, 깍지[결(決)]를 낀 왼손은 의자 팔걸이에 걸쳐 놓았다.

갑주甲冑


적의 공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몸에 입는 갑옷과 머리에 쓰는 투구를 함께 일컬어 갑주라고 한다. 실제 전투는 물론 강무의나 대열의 같은 군사의례에 착용하였다. 갑옷의 안쪽이나 겉감과 안감 사이에 금속 또는 가죽으로 만든 갑찰(甲札)을 달아 방어력을 높였다. 갑옷과 투구의 곳곳에는 금속이나 옥 등으로 용, 봉황 등 각종 무늬를 화려하게 장식해 착용자의 위엄을 높였다.

독일 라히프치히 그라시박물관 소장 갑주의 구성품
갑옷과 투구와 함께 전하는 갑주함, 투구 장식함, 투구 싸개, 보자기 등 갑주 일습이다.

조선의 군사 신호 체계, 형명(形名)


혼란한 전투 상황 속에서 군사 명령을 전할 때 시각 신호와 청각 신호를 이용했는데, 눈으로 보는 것을 ‘형形’이라 하고 귀로 듣는 것을 ‘명名’ 이라 하여, 이를 ‘형명’이라 하였다. 군사 훈련 의례인 대열의를 행할 때도 실전과 같이 형명을 이용해 신호했다. 깃발의 종류, 색, 흔드는 모양 등으로 시각 신호를, 악기의 소리, 부는 횟수와 길이, 두드리는 횟수와 속도 등으로 청각 신호를 전달했다. 깃발, 악기, 화약 무기가 어우러진 조선의 군사 신호 체계는 명령을 전달할 뿐 아니라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기도 하고 궁극적 으로는 국왕의 군사권을 상징하는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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