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뼈저린 교훈을 제도화 하자

코로나19의 뼈저린 교훈을 제도화하자

 

바이러스도 국가안보의 문제다.

국가안보에 문제가 발생하면 위기다.  이미 불어 닥친 위기인식은 무척이나 때 늦다.  평소안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위기발생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평소에 안보, 안보 하면서 생활화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안보는 군사안보였지만,  이젠 범위를 넘어 이제는 인간안보,  공기안보로까지 확장됐다.  참으로 삶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안보를 적용해도 어색하지가 않는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중국 우한지역에서 최초 발병된 이후 우한바이러스로 불리던 코로나19가 세계를 흔들고 있다.  2020년 3월 11일 국제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 감염병 세계유행)‘을 선언했다.  WHO가 설정한 유행병 및 감염병의 확산 6단계 중 최고로 높은 마지막 단계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 특히 우리 대한민국에 집중적으로 확산됐고, 지금은 유럽과 미국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사망자도 상당수가 나왔다. 세계 각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를 연결하는 교통편은 대부분 멈춰 섰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사라지고, 사람 간의 접촉도 소원해졌다.  초·중·고등학교의 개학도 5월로 연기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운동장에서 뛰 놀고 수업을 받아야 할 우리의 미래들이 집안에서 교육 기관들이 쏘아주는 화상으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줄서기는 일상화됐다.  그것도 5부제에 신분증을 가져가야만 마스크를 살 수가 있다.

 

마스크를 구입하는 배급제 실시 후 약국에는 ‘2미터 간격을 두고 줄을 서달라’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 사회적 간격의 입 간판이 붙어있다.  약국에는 어김없이 대략 2~30명이 줄 서 있는데 2미터씩 간격을 두게 되면 거의 100미터의 줄로 늘어서게 되니 붙어서 줄을 선다.  1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와중에 집단 감염의 두려움을 느끼고, 두 개의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한 개의 마스크를 소비해야 하는 이상하고 야릇함을 경험한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 발생된 것이다.  집단 감염이라는 현실은 경제를 짓누르며,  공장들을 멈춰 세우고, 기업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더구나 출처가 불분명한 가짜뉴스들로 잘못된 거짓정보를 양산하고 사람들의 공포를 더욱 가중시켜,  정신적으로 집단감염을 야기해 사람간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켜서 생활현장의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주식시장은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제위기는 금융위기라는 특정 부문의 수준이었다면 이번에 닥친 경제위기는 실물과 금융에 함께 작용하는 전신마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러스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채 경제위기의 공포까지 가중되었다.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주가지수는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 남극의 수 천년 빙하 속에서 발견되고 있는 바이러스들은 지구상에서 완전 새로운 것들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바이러스들을 포함한 바이러스들을 우리인류가 완전히 정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유사한 감염병 사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2003년 사스 사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 2015년 메르스 사태 등 이런 일이 대략 5~6년 간격으로 발생했었다.  이번에도 코로나19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변종의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좀비,  그 좀비가 곧 나타날 것 같은 환상도 보인다.

 

이번 코로나19사태에 세계 각 국가들의 초기 대응이 무색하게도 무디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동일한 상황들은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발병 사실을 감추려 했다가 사태가 커지자 적극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이미 확산한 이후였다.  중국 당국이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도 초기 대응에는 미온적이었다.  미온적이라기보다는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야 위기임을 인지한 것이다.  정말 무력 할 수가 없다. 세계 각국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 위기를 인지하는 예지력을 무디게 한 것들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아가 위기라고 인식하더라도 경제문제나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강력한 대처를 하기는 어렵기도 하다.  위기가 커지면 경제문제나 국제관계는 후순위로 물러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북아 역내 3국의 바이러스 안보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  한·중·일 3국은 인적 교류 및 역내 교역 규모가 비할 바 없이 커졌음은 물론 상호 간 산업적 가치사슬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가장 많은 임상 사례와 전혀 다른 방식의 대처 방안을 보인 한·중·일 3국의 경험은 나눌수록 가치는 커진다.  언제 시작될 지도, 언제 끝날 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의 협력은 국제사회 협력의 귀감이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과거의 한일, 한중관계를 새롭게 잘 다듬어 보자.

이번 우한바이러스인 코로나19사태로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진단장비, 진단약품의 진가는 이미 세계 각국이 줄서서 우리의 진단키트, 마스크 등을 구입하기 위하여 줄서고 있을만큼 알려졌다.

 

이번 코로나19에서 나타난 모든 감염병 교훈들을 제도화 하고 일부 문제가 발견된 것들은 강제성이 담긴 법제화 된 국가매뉴얼로 상황변화에 따른 현실적으로 반드시 만들어야 된다. 감염병은 끊임없이 변종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여,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언제든 찾아온다. 위기 징후가 감지된 시점부터 감염병 확산의 위기를 인지하고 모든 힘을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전문가 집단에 전권을 위임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도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방안들도 제도화 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전문가 집단과 정부가 보여준 불협화음들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한다.

 

아울러 개인들의 손 씻기,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 즉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개인안보 지키기를 생활화하는 사회운동을 전개하자.  코로나19로 사람들 개개인의 위생 관념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독감 발병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은 개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들의 높은 사망률이 이를 대변한다.

 

국가경제도 다를 바 없다. 허약해진 경제에 치료약이 없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백약이 무효하다.  평소 국가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위기상황의 경제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역시 주기적인 훈련을 필요로 한다. 국민들의 역량을 다시 모아 살린다면 이번 사태는 독이 아니라 보약이 될 수도 있다.  모름지기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자. 유시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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