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도 교화될까 ?

일본사람들도 교화될까?

머나먼 일본 땅 나가노에 전법하기

 

느닷없이 일본 전법교화 하겠다고 나섰지만 부족한 것이 많아서 난감했다. 초파일에 신도가 일곱명 밖에 오지 않았으니 우선 재정 사정이 매우 열악했다. 따라서 도량의 여러곳이 낡고 부서진 곳이 많았다.나는 월세로 이어가는 포교원인 열린선원 선원장에 지나지 않지만 오지랖이 넓어서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재일교포들은 남한과 가까운 민단성향의 사람들과 북한과 가까운 조총련 성향의 사람들로 크게 나뉘어 있는 형편이다. 민단과 가까운 사람들은 한국어보다는 일본어를 잘한다. 아니, 거의 다가 일본어만 할 줄 안다. 사실상 일본인처럼 산다. 조총련과 가까운 사람들은 북한의 영향을 제대로 받아 민족의식이 뚜렷하다. 전국에 있는 조선학교에 다니고 북한식이지만 한복을 입고 산다. 일본인 신분증이 없고 살고 있다는 증명서(재류카드)만 있어서 일본 밖을 드나들 때도 불편하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지 않아서 주권행사를 할 수 없지만 견디며 산다. 하지만 일제 시대에 조국과 민족역사에 크게 이바지 한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종교를 배척하고 유일사상에 기울어 살고 있기 때문에 포교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는 일본어를 하지 못한다. 고교시절 일본어를 몇 달 배우기는 했지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내가 시간이 모자라지만 금강사 주지를 맡기로 하고 다달이 금강사에 가서 법회를 보았다. 억지로 모아서 십여 명이 나왔지만 관계 따라 나온 사람들이다. 법회 볼 때 쓰려고 열린선원에서 출판한 <가피수행 불교성전> 2백권을 금강사

판으로 인쇄해 2백 권을 소포로 보냈다. 아무도 기뻐하거나 고마워하지 않았다. 반응은 일본어가 아니면  읽

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누군가 그 말을 듣고 한글교실을 열라고 했지만 학생이 와야 열지 않겠

나. 그래도 가야할 길이다.

 

 

나가노에는 대한민국에 하나도 없는 2천 미터 넘는 산이 스무 개 넘게 있다. 금강사 아침공양 시간에 뒷산인 아리야께야마(有明山) 꼭대기에 흰 눈이 덮인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오는 불자들을 안내하기 위해 답사 차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하쿠바야마(白馬山)에 간 적이 있었다. 이리 저리 둘러보는데 바위에 앉아있는 여인이 보였다. 어쩐지 그늘이 있어보였다. 짧은 일본어로 왜 그러고 있느냐고 물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지 몇년 됐는데 늘 어깨 위에 앉아있는 느낌이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난감했지만 돌아가신 분이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나무아미타불염불을 해 주라고 하며 손목에 단주를 채워주며 혹시 시간이 되면 들러보라고 금강사와 게스트하우스가 적혀있는 명함을 주고 헤어졌다. 그녀는 내가 없는 사이였지만 매달 금강사에 와서 며칠씩 묵으면서 예불에 참석도 하고 설법도 듣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날 이후로 그런 현상이 씻은 듯이 사라져서 매우 기쁘고 가볍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 간호사가 100여명이나 되는 큰 병원의 감독간호사라고 한다. 일본사람 신도 1호이다. 이름은 가네꼬. 그녀의 후배 한 사람도 함께 열심히 오고 있다. 나와 일정이 맞을 때는 대화도 나누고 준비하고 사온 음식도 함께하며 즐거워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때 한국에 와서 축가도 불렀다는 젊은 자매가 있다. 유우까상 자매다. 그들은 본인이 겪었던 어린 시절의 왕따, 자살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기쁘게 사는 청소년들이 되게 하기위하여 7전8기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 그미의 어머니인 기꾸찌상이 절에 찾아와 협조를 부탁하면서 이런 저런 인연을 맺었다. 2019년 새해맞이 타종법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양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에서 축가를 부르기로 하고 4월6일 나가노의 큰 도시 마츠모또에서 7전8기 토크쇼를 한다고 해서 축사를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은사스님께서 4월 2일 밤에 열반하셔서 문제가 생겼다. 3일장은 너무 시간이 부족하고 5일장을 하면 6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7일장을 하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도 참석하지 못하게 생겼다. 문도들 회의를 통해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 3일장 같은 4일장을 모시고 4월6일 새벽 2시에 짐을 싸서 5시 50분 비행기와 전철, 기차를 타고 행사장으로 갔다.

 

 

일본어를 할 줄 모르지만 한국에 사는 일본인인 모리사와상과 일본에 사는 교포인 가나자와상의 도움을 받아서 일본어로 번역해서 떠듬떠듬 일본어로 연설을 하였다. 그 행사에 강연을 한 분이 특별한 사람이었다. 일본 스님으로서 미나미천왕이라는 분이었다. 이름은 오노데라나오시(小野寺直)스님이었다. 인사를 나누고 금강사에서 특별행사인 석가탄신전야제와 욕불법회를 봉행하니 혹시 시간되면 오시라 했더니 전야제에 비서를 데리고 왔다. 전야제는 한국 제주도에서 온 불자들 40여명과 남원에서 온 불자들 30여명 그리고 일본 불자들 30여명과 스님들 6명이 함께 한 행사였다. 유우까자매의 노래도 듣고 시간을 내서 오노데라나오시스님에게 한 말씀을 부탁했더니 중국 육왕산에서 받아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 1과를 금강사에 기증할 테니 받아주겠느냐고 물어서 흔쾌히 그러마고 하였다.

이메일과 전화로 확실한 내용을 물어서 2019년 6월 2일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후지산 본문사 상행원 개벽(개원)기념법회에 참석했다. 개벽기념법회는 우리나라 불교로 말하면 개산재나 개원기념법회 성격의 행사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해 3시까지 행사 뒤에 점심공양을 주었다. 간단한 의식과 법화사상 강연을 길게 하고 진신사리 기증식을 하였다. 한일불교의 흥륭을 위해서 기증한다는 발표와 함께 기증하였다. 나는 미리 준비한 답사를 통해 고마운 인사를 전하고 한일불교의 흥륭을 위해 3시 정진과 부처님 진신사리 봉안기념 특별법회와 축제를 봉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큰 사찰에도 진신사리가 다 모셔지지 않았고 한국사찰에도 쉽지 않은 일이기에 일본 전법의 빛이 비치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래 기사는 진신사리 기증관련 일본 잡지의 보도내용이다.

 

 【한일파트너십·개벽대법회】혼몬지 오노데라 주지, 금강사 법현스 

  님에게 부처님 사리 기증 

 [ASIA NEWS] 금강사는 숲으로 둘러싸인 전원마을, 별장마을에 있

 다. 경치도 좋고 온천도 나오는 유일한 사찰이며 걸어서 볼 수 있

 는 좋은 곳이다. 1시간 내외의 승용차 교통거리에 눈 덮인 높은 산

 들과 이름 있는 전통사찰 그리고 와사비농장이나 미술관, 대형온

 천 등이 아주 많은 곳이다.

 그러면 전법하기에 좋은가 하고 생각해보면 그 반대라고 할 수 있

 다. 승용차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서 불자들이 와야 한다. 이

 미 맺어진 불자들이 많다면 문제가 없다. 이제 시작이거나 그동

 안 이런저런 사연으로 불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면 참으로 어려운 곳이다.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별장에 쉬러 와서 사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체질이 전혀 다른 이웃나라 사찰에 일본인이 오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인들이 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동네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웃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드나들고 있는 것이다. 요가를 가르치고 있는 이가 교실을 얻어 쓰게 해달라고 해서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을 식탁과 의자를 치우고 허락했더니 매달 15명 정도가 와서 건강요가를 배우고 실습하고 간다. 금강사 직원들과 불자들에게도 권해서 함께 하려고 한다. 이웃집 노부부의 아들과 며느리가 어려운 질병을 앓게 되어서 정성들여 부처님께 축원을 하고 있는데 아들은 많이 좋아지고 있으며 며느리도 좋은 반응을 보인다며 부부가 금강사 밭일과 봉축행사 준비시설 만들기 등에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작년부터 양력 초파일법회를 보기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백중도 양력으로 봉행하기 위해 7월 12일 마츠모또신슈공항을 이용해 금강사에 간다. 한국에서 아홉 명의 불자와 이웃종교인들이 함께 한다.

【한일파트너십·개벽대법회】혼몬지 오노데라 주지, 금강사 법현스님에게 부처님 사리 기증:

 ASIA NEWS - http://asianews.seesaa.net/article/466198158.html

【日韓パートナーシップ·開闢大法会】本門寺·小野寺直住職、金剛寺·法顕住職に仏舎利寄贈: 

ASIA NEWS - http://asianews.seesaa.net/article/466198357.html

출처 : 불교포커스

<저작권자 ⓒ 한국역사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