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에서는 오정심관 수행이 있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섯 가지 번뇌를 정화하는 행법이 초기 불교의 오정 심관이다.

해골을 앞에 두고 무엇을 하는 걸까.

자신이 누워서 자신의 죽음을 묵상한다. 10년이 흐르고. 100년이 흘러간다.

들판에 버려진 자신의 육체가 부패해서 벌레가 파먹고 까마귀가 먹는다. 시간이 흐르면 피와 살과 피부는 사라지고 백골만이 들판에 뒹굴게 될 것이다. 그때 내가 미워하는 감정은 어디로 갔는가? 사랑하고 집착하던 대상도 똑같이 해골로 뒹굴고 있다. 내가 욕심내고 집착하던 돈과 명예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

초기 불교에서는 오정심관 수행이 있다.

1. 산란 중생 수식관.
생각이 많고 번뇌가 끊이지 않는 사람은 호흡에 집중하는 수식관을 해야 한다. 호흡에 집중하는 일은 지금 순간도 존재하도록 이끈다. 화가 날 때 깊은 호흡을 세 번 한다. 내가 일으키는 독으로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게 하소서.아침에 깨어날 때 큰 숨 세 번 내쉰다. 내 마음속에 세 가지 독을 내보낸다고 생각한다. 만족하지 못하는 욕심과 용서하지 못하는 분노와 나보다 못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자만심을 모두 내보낸다고 생각한다.

2. 분노 중생 자비관.
성질이 급하고 화를 잘내는 사람은 자비관을 닦아야 한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웃들이 나의 전생 어머니였음을 묵상하고 그들의 괴로움을 내가 구제하고자 서원한다. 가까운 사람 먼사람 원수같은 사람들에게 차례로 자비의 염원을 보낸다.

3. 업보 중생 염불관.
복덕이 부족하고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인 까르마를 정화하는 염불관을 수행한다. 부처님의 거룩한 상호를 묵상하고 부처님의 10가지 이름을 부르며 공덕을 찬탄한다. 금생과 전생의 악업을 참회하며 매일 108배의 절 기도를 올린다.

4. 음란 중생 백골관.
애욕의 뿌리가 깊고 음심이 강한 사람은 부정관과 백골관을 수행해야 한다. 욕망을 일으키는 내 몸이 가죽과 뼈, 피와 근육으로 이뤄지고 온갖 오물이 가득한 부정한 모습을 관한다. 내가 애욕을 일으키는 대상도 마찬가지로 관상한다. 그리고 10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묵상한다. 무상을 깨닫고 보리심을 일으켜 가지가지 방편으로 나 자신과 사람들이 수행에 힘쓰게 돕는다.

5. 우치 중생 인연관.
지혜가 부족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관 명상을 한다. 밥 먹을때는 밥 한 그릇이 내 앞에 오기까지의 모든 인연을 생각하고 감사의 합장을 한다. 사과 한 알을 먹고 차 한잔을 마실 때는 찻잔 속에 흐르는 흰구름을 묵상한다. 내가 마시는 차 한잔 속에 구름이 흐르고 구름은 다시 비가되어 대지를 적신다.

산자락의 차나무도 싹을 틔운다. 빗물은 개울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흘러간다. 바닷물은 다시 햇빛에 증발되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어 다시 비를 뿌린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다섯 가지 번뇌를 정화하는 행법이 초기 불교의 오정 심관이다.


                                                   들판에 버려진 해골 앞에 정좌하고 자신의 죽음을 묵상한다.


사찰의 벽화로 그려진 구상도.‥시체가 단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아홉개로 관찰하는 관법이다. 무상을 깨닫고 보리심을 일으킨다.


                                                                               구상도를 하나씩 설명한 도판이다.



                                                           일본 도쿄에 있는 서복사의 단림황후 구상도벽화이다.
일본의 52대 천황의 황후였던 그는 빼어난 미인이었다. 불교도였던 황후는 자신이 죽으면 들판에 버려 굶주린 짐승들의 밥이 되게 하였다. 구상도의 무상법문을 직접 설파하기 위해서였다. 들판에 버려진 황후의 시신이 부패해서 변하는 과정을 아홉개의 벽화로 나타낸 모습이다.            출처 /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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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