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동 측백나무숲

우리나라 국보 제1호는 숭례문이고 보물 제1호는 흥인지문이다. 그리고 사적지 제1호는 경주 포석정지이고 천연기념물 제1호는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이다. 1호라는 상징적 의미는 사뭇 크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꼭 그 가치의 무게로 따질 수는 없는 것이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

우리나라 국보 제1호는 숭례문이고 보물 제1호는 흥인지문이다. 그리고 사적지 제1호는 경주 포석정지이고 천연기념물 제1호는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이다. 1호라는 상징적 의미는 사뭇 크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꼭 그 가치의 무게로 따질 수는 없는 것이다.

1호이든 99호이든 똑같은 문화유산이고 관리상 번호를 붙인데 불과하다. 다만 1934년 일제 강점기에 시작이 되었기에, 그 첫 단추가 애초부터 잘못 시작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국보 1호를 다시 바꾸어 국보 70호인 훈민정음해례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초에 일본인들에 의해 지정을 했으니까 그것을 감추고 덮어 버리고 싶은 심리적 요소가 농후하다. 그래서 우리는 줄 곳 필요 없는 쪽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서로 대립하여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소모하게 되었다. 또한 훈민정음해례본을 1호로 지정해 놓고 나서 또다시 더 중요한 유물이 발굴이 되면 또 고쳐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제 수십년만에 그 지정번호는 사라진다는 법이 통과되었다.



오늘은 그중에서 천연기념물 제1호를 만나 보았다. 대구 불로동에서 동쪽으로 2km쯤 더 가면 오른쪽에 내를 끼고 香山이 나온다. 이 산 북쪽 가파른 비탈의 높이 100m의 낭떠러지를 온통 덮고 있는 울창한 숲이 바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도동 측백나무숲이다.

이 역시 1934년에 지정이 되었다. 당시에는 100년의 수령을 가진 측백나무 수천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일제 말기와 해방 초의 혼란을 틈탄 남벌과 관리소홀로 인해 많이 축소되었다. 그 외에 쇠물푸레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등이 함께 자라고 있다.

조선 초기의 문신 서거정(1420~1488년)은 그의 시문집인 四佳集에서 대구10詠을 노래하고 있다. 대구10경 이라고도 하는데, 제6경 북벽향림이 바로 이 측백나무를 두고 하는 내용이다. 서거정선생이 시를 남긴 것을 보아도 수령이 600년 이상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숲에는 나무 높이 5~7m의 측백나무 1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자생지이다.

평범한 이 측백나무숲이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선정된 까닭은 상록 침엽수로 중국 특산으로 알려져 왔던 이 나무가 단양, 영양, 울진, 안동 등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지만, 그 자생지 중에서도 도동 측백나무숲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남쪽 한계지인 곳으로서 식물 지리학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측백나무는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위해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즐겨 심던 나무의 하나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1540년(중종 4년) 10월 20일 전주 부윤 이언적이 올린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상소문의 내용에 옛날 이덕유가 당나라 무종에게 '군자는 소나무나 측백나무 같아서 홀로 우뚝 서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지만 간사한 사람은 등나무나 겨우살이 같아서 다른 것에 붙지 않고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다'는 구절을 인용하여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간하였다. 영조대왕의 묘지에는 장릉(長陵)을 옮겨 모신 뒤에 효종께서 손수 심으신 측백나무의 씨를 옛 능에서 가져다 뿌려 심고 '대개 寧陵의 효성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하셨으니 또한 聖孝가 끝이 없음을 알 수 있다하여 묘터의 둘레 나무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심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측백나무의 꽃말은 기도, 굳은 우정이다. 높이는 25m까지도 자란다. 꽃은 4월에 피고 1가화이며 수꽃은 전년 가지의 끝에서 1개씩 달리고 10개의 비늘조각과 2~4개의 꽃밥이 들어 있다. 암꽃은 8개의 실편과 6개의 밑씨가 있다. 열매는 구과(毬果)로 원형이며 길이 1.5~2cm로 9~10월에 익고, 첫째 1쌍의 실편에는 종자가 들어 있지 않다. 잎은 지혈, 이뇨에 좋으며 씨는 자양, 진정 등에 사용한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지만 중국에도 분포한다.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반송같이 되는 것을 천지백이라고 하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설악산과 오대산 등 높은 산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종을 눈측백이라고 하는데 가지가 서양측백처럼 수평으로 퍼지고 향기가 있다. 이것을 지빵나무라고도 하지만 지빵이나 찝빵은 측백과 같은 뜻이므로 눈(누운)측백이라고 한다. 한편 미국에서 들어온 서양측백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향기가 있고 잎이 넓어서 수형이 아름답기 때문에 생울타리나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도동측백나무는 절벽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루고 있어 장관이다. 옛날 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도로가 있어 절벽 아래를 흐르는 계곡물과 더불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어 지나가는 행인들의 피로를 덜어주었다고 한다. 정태상ucho7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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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