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사

조상이 돌아가신 날을 ‘기일(忌日)’ 또는 ‘휘일(諱日)’이라고도 한다. 기제사는 매년 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제사라고 하면 기제사를 가리킨다.

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사

조상숭배란 죽은 사람이 아직도 그들이 사는 집단의 성원으로 살아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생긴 것이다. 그래서 제사를 마치 조상이 자기 앞에 계시듯 성심을 다하여 올린다. 예로부터 조상을 영접하는 제사는 엄숙하고 까다로운 절차에 따라 행해져야 후손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여 예서에 근거한 제사를 실천하려 했다.

조상이 돌아가신 날을 ‘기일(忌日)’ 또는 ‘휘일(諱日)’이라고도 한다. 기제사는 매년 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제사라고 하면 기제사를 가리킨다. 제사를 지내는 날은 가장 이른 시간인 자시(子時)부터 시작한다. 자시는 오후 11시 30분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로 전통적으로 날이 바뀌는 시간으로 인식된다. 조상이 돌아가신 날 가장 이른 시간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가장 최우선적으로 조상을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자시는 조상신이 활동하는 데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여겼고, 늦은 밤 조용한 시간이라 조상을 모시기에 좋다. 기제사는 닭이 울기 전에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편적으로 4대 조상인 고조부모까지 모신다.

기제사는 제사상을 차린 후에 제사의 대상이 되는 조상의 신주나 지방을 모신다. 과거에는 집마다 조상을 모시는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왔으나 현재는 지방을 쓰는 경우가 더 많다. 절차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조상신을 모셔놓고 음식과 술을 대접하고 축문을 읽고 절을 하고 다시 보내드리는 과정을 거친다. 기제사는 본래 음복의 절차가 없었지만, 지역을 불문하고 음복을 하는 것이 하나의 관습이 되었다.




음식차림[陳設]은 동이 틀 때 일찍 일어나 채소·실과·술·반찬으로 한다. 어동육서·좌포우혜·홍동백서·두동미서·조율이시 등이 원칙이나 지역과 가문에 따라 다르다.

진설은 수저와 잔반(술잔·메탕)을 신위 앞에 놓고 앞줄부터 차례로 놓아간다. 제사에 있어 합설 또는 단설(한 분만 모시는 일)에 따라서도 차림이 다르다. 제1열에는 갱반작잔, 제2열에는 어육찬면, 제3열에는 소채포혜, 제4열에는 과실을 배열한다. 평소 조상이 좋아하던 음식을 올리는 경우도 있으나 계절에 따라 시절음식을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먼저 날이 밝으면 옷을 갈아입는 제복을 행한다. 옷차림에도 매우 까다로운 법도가 있었으나, 지금은 처지에 맞춰 입는다. 그 다음 사당에 나아가 신주를 받들어 모시는데 사당이 없는 경우에는 간단히 지방을 사용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영정을 중시하여 걸어둔 사진 액자를 떼어다가 제상에 세우는 경우도 있다. 제사지내는 곳은 대청마루가 원칙이나 안방에서도 모신다. 이 점은 주택구조와도 관련이 있으며 사는 형편에 따라 다르다. 시간은 주자가례에 자시로 되어 있다. 관행으로는 대부분 밤 12시를 전후해 지내나 가정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제사절차는 다음과 같다. 신위께서 강림하여 음식을 들라는 청을 하는 강신, 제주 이하 모든 참사자가 절을 하는 첨신, 처음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초헌, 축문을 읽는 독축, 2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 제주가 다시 신위 앞에 나아가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첨작, 메그릇의 뚜껑을 열어놓고 수저를 꽂는 계반삽시, 참사자 일동이 방에서 나와 문을 닫는 합문, 문을 다시 여는 개문, 숭늉을 국과 바꾸어 올리고 읍을 하는 헌다, 숭늉그릇에 놓인 수저를 거두고 메그릇에 뚜껑을 덮는 철시복판, 그리고 사신과 철상, 음복으로 끝을 낸다.

음복은 모두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고인의 옛일을 생각하는 자리이므로, 이웃을 모셔다 대접하기도 하고 음식을 돌리기도 한다.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기'라는 말은 2 가지 뜻이 있는데 음복의 풍성함과 준비의 어려움을 모두 말해준다. 기제를 지낼 때 후손들은 가무잡기를 금하고 정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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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