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9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扶餘 定林寺址 五層石塔)

국보 제9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扶餘 定林寺址 五層石塔)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유네스코세계유산이다.

부여 정림사터에 세워져 있는 석탑으로, 좁고 낮은 1단의 기단(基壇)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모습이다. 신라와의 연합군으로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1층 탑신에 "大唐平百濟國碑銘"(대당평백제국비명)이라고 새겨놓아 “평제탑”이라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2층의 옥신 높이가 현격히 줄어들었지만 3층부터는 체감률이 완만하다. 옥개석은 얇고 넓으면서 끝이 약간 반전되어 있고, 층급받침은 2단으로 얕게 표현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정림사지 탑은 큰 규모의 석조물이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주며, 마치 다층누각 형태의 목조건물을 보는 듯하다.


하대석


기단부


탑신과 기단부


옥계석구성

측면

명문(大唐平百濟國碑銘)이라고 새겨져있다


기단은 각 면의 가운데와 모서리에 기둥돌을 끼워 놓았고, 탑신부의 각 층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을 세워놓았는데, 위아래가 좁고 가운데를 볼록하게 표현하는 목조건물의 배흘림기법을 이용하였다. 얇고 넓은 지붕돌은 처마의 네 귀퉁이에서 부드럽게 들려져 단아한 자태를 보여준다.

좁고 얕은 1단의 기단과 배흘림기법의 기둥표현, 얇고 넓은 지붕돌의 형태 등은 목조건물의 형식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단순한 모방이 아닌 세련되고 창의적인 조형을 보여주며, 전체의 형태가 매우 장중하고 아름답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과 함께 2기만 남아있는 백제시대의 석탑이라는 점에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며,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미를 통해 격조높은 기품을 풍기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일본에 현존하는 호류사[法隆寺] 5층탑과도 비교된다. 이 석탑은 목조를 석조로 변형해 만든 것으로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백제뿐 아니라 삼국시대의 석탑 연구의 매우 귀중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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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