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 오산(542m)에 자리하고 있는 사성암
전망이 좋아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는 이 곳은 섬진강, 구례읍, 지리산 노고단 일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국보급 경치다.
사성암에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20호인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본래 오래된 사찰임에는 틀림없지만, 근래에 사찰의 소유주가 법정소송으로 두 번이나 바뀌고나서는 그 옛날의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다
힘있는 조계종이 주인이 되고나서는 이 곳 사성암까지 기존의 험한 길 보다는 시멘트로 멋지게 포장하나는 잘 되어있다.
왜? 어째서 사찰의 주인들이 바뀌면 근엄한 전각들은 엉망이 될까?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약사전은 유리광전으로, 산신각은 산왕전으로 꼴볼견 스럽게 고쳐져 있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이 곳에 참배하러 오는 것 보다는 이 곳이 자리하고 있는 이 주변의 경관을 보러오는 사찰이 되어 버렸음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설명에 따르면 544년(성왕22) 연기조사가 세웠다고 하며, 원효와 의상, 도선, 진각 이렇게 네분의 고승(四聖)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그들의 이름이 붙은 원효바위와 도선굴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추측 하건데 사실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전국 곳곳의 사찰 1/3이상을 건립하였다고 각종 설화에 등장 하는 스님이 원효다. 그러나, 정작 원효 스님은 일생에 2~3번 정도 외에는 경주일대를 벗어난 적이 없다. 중국유학 때문에 충청도를 거쳐 경기도로 간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의상도 중국유학을 다녀 온 뒤로는 영주 봉황산 줄기에 부석사를 짓고 나서는 이 일대와 경주지역을 벗어 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도선이나, 진각은 신비한 설화가 괘나 많이 남아있지만, 사실을 증명하기엔 글쎄다.
지금의 마애여래입상도 신라 말 이상으로 가기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중심전각인 유리광전(약사전)은 높은 기암절벽사이의 작은 틈에 전각을 않이고 아래 바위에 기둥을 세워 이 건물을 지탱하게 한 건물의 반 이상이 공중에 떠있는 건축물이다. 지장전과 산왕전(산신각)도 거대한 암벽틈사이로 재주껏 들어 앉아있다. 이렇게 기묘하게 만든 덕분에 많은 방문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음은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산 정상 바위틈에 자리 잡은 사찰이 여러 곳 있지만, 이 곳처럼 절벽에 자리 한 사찰은 없는 것 같다.예를 들어 여수 향일암, 금산 보리암, 설악산 봉정암, 제천 정방사, 창녕 청룡암등이 있지만 절벽에 붙어 있지는 않다.
극락전과 산왕전(산신각)이있는 거대한 소원바위를 돌아가면 저 멀리 곡성에서 내려오는 섬진강 본류와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들이 구례읍 들판에서 만나는 물줄기와 지리산의 산줄기,노고단에서 천황봉으로 첩첩이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과히 이 곳이 국보급 명승지 111호임에 부끄럽지가 않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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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