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빚어낸, 살아있는 숨결

살아있는 듯 생생한 단 하나의 초상조각, 원만(圓滿)한 얼굴에 깃든 백제의 부드러움

손끝으로 빚어낸, 살아있는 숨결

살아있는 듯 생생한 단 하나의 초상조각

                               00. 국보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


신라 말∼고려 초에 활동한 승려인 희랑대사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초상조각으로서 고려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으나 우리나라에는 유례가 거의 전하지 않으며, 이 작품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남아 있다. 희랑대사는 화엄학에 조예가 깊었던 학승(學僧)으로, 해인사의 희랑대에 머물며 수도에 정진했다고 전하며, 태조 왕건의 스승이자 후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다른 조사상과 달리 관념적이지 않고 사실적인 표현이 돋보인다. 마르고 아담한 등신대의 체구, 인자한 눈빛과 미소가 엷게 퍼진 입술,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은 생동감이 매우 넘쳐 마치 살아생전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원만(圓滿)한 얼굴에 깃든 백제의 부드러움 

                                         01. 보물 부여 군수리 금동보살입상

부여 군수리 금동보살입상(扶餘 軍守里 金銅菩薩立像)은 1936년 충청남도 부여 군수리 백제 절터를 조사할 때 발견된 금동보살이다. 머리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관(冠)을 쓰고 있고, 얼굴 좌우로 두꺼운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얼굴은 둥글고 원만하며, 깊이 있는 내면의 웃음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백제인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신체는 두꺼운 옷에 싸여 있으나 비교적 양감이 있고 당당한 모습이다. 배에서 X자형으로 교차되는 옷은 발목 부분까지 길게 늘어져 새의 날개깃처럼 양쪽으로 퍼진 모습이며, 발목까지 내려온 또 다른 옷자락에는 U자형의 주름이 표현되어 있다. 오른손은 네 번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을 구부린 채 위로 향하고 있고, 왼손은 손등을 보이면서 아래로 내리고 있다. 이 불상은 옷 모양, 손 모양 등이 시대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으며, 넓은 얼굴과 풍만한 미소는 백제불상에 자주 묘사되는 모습으로 백제인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6세기 불상으로 보인다.  출처: 국가유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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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