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으로 하나 된 5대 종교

박근혜 퇴진'으로 하나 된 5대 종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박근혜 퇴진 5대 종단 운동본부’ 결성


백성을 갈취하는 벼슬아치만이 득실거린다. 백성들의 마음은 날로 더욱 곤궁해져서 들어와서는 생업을 즐길 수 없고 나와서는 몸을 보존할 대책이 없다. 학정은 날로 더해지고 원성은 줄을 이었다. (중략) 나라는 부채가 쌓여 있는데도 갚으려는 생각은 아니하고 교만과 사치와 음탕과 안일로 나날을 지새우면서도 거리낌과 두려움이 없으니 온 나라는 어육이 되고 만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1894년 3월 20일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포고문 중)

“지금은 어떠한가.”

120여년전 이곳 반도를 뒤흔들었던, 민중의 오래된 함성을 다시 끄집어내 읽은 종교인들이 되물었다. 무능하고 부패한 통치권력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11월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등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하나가 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지역에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또 각 종교의 신도들을 위해 기도하던 이들이 한데 모여 한 목소리로 외쳤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 11월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등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하나가 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다. 5대 종교가 모여 이날 구성한 ‘박근혜 퇴진 5대 종단 운동본부’는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간 벌어진 여러 논란을 언급하며 비판에 나섰다.

“박근혜 정권 4년은 혼란과 부패, 무능력과 무책임의 연속이었다. 국가기관의 불법 부정 대선개입으로 출발한 정권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합의, 노동법 개악, 백남기 농민 살해 등을 거쳐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 없을 끔찍한 일 마저 저지르고 말았다. 국정의 권리를 자격없는 측근들에게 넘겨주면서 헌법은 부정되었고 국민들은 조롱당했다.”

국정논란 사태가 불거진 뒤 이어진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는 본질에 대한 해명이 담겨 있지 않음을 꼬집었다.

“자신의 잘못은 오로지 ‘순수한 마음’에서 벌어진 실수로 축소시켰으며 모든 부정은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를 저지를 사태로 떠넘겼다. 게다가 안보와 경제를 이유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된다’며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 불교계를 대표해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이 발언을 하는 모습.


종교인들은 새누리당에도 책임을 물었다. 근접거리에 있던 여당 정치인들이 최순실에 대해 몰랐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최 선두에서 비호해 왔으며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또 새누리당 주요 인물들은 최순실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데 믿기 어려운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국회를 통해 정권을 견제하기 보다는 청와대 하수인임을 자처해오지 않았나.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은 박근혜만이 아니라 새누리당에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물은 종교인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과 새누리당의 해체를 촉구했다. 이어 “오늘 이후 종교인들도 모든 방법을 통해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이다. 국민들과 강력한 공동행동을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료출처 : 불교포커스     김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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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