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비판' 나선 고교생
지난 2월 25일 오후 '선생님, 학교로 돌아오세요!'라고 적힌 서류봉투를 든 '전국청소년연합'(전청연) 소속 학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실로 향했다. 이곳에서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과 마주한 이들은 '선생님들! 정치투쟁 그만하고 학교로 돌아와 주세요', '선생님들! 정치투쟁 그만하고 학교로 돌아와 주세요'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결성된 전청연은 교사의 변화를 통한 교육의 변화를 열망하는 마음에서 이날 전교조 사무실을 찾았다. 당시 면담에서 송 대변인은 "비뚤어진 사고를 가지고 있다"며 전청연의 행동을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았지만, 이들은 "교사 본분으로 돌아가 진짜 참교육을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전교조 면담에 앞서 전청연 소속 학생들은 서대문역 인근에서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을 원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학생 10여명은 '교원개혁'이라고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고 전교조 정치투쟁·정치활동·정치교육 중단을 외쳤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러 지난 4일, 서대문역 인근에서 이진영 전국청소년연합 대표(명지고 1)를 만났다. "금요일이라 수업이 일찍 끝났다"며 해맑게 웃던 그는 무상급식 폐지와 교원개혁 등 굵직한 교육계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표정이 돌변했다.
이 대표는 "교사집단이 '학생들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무엇보다 교육의 문제는 당사자인 우리 학생들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교육개혁을 위한 활동에 직접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활동을 시작하면서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때마다 "침묵하는 다수를 위해 활동하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했고, 교육개혁에 앞장서겠다는 그의 진심을 느낀 부모님은 이제 격려와 지지로 이 대표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다만 그는 "공부 영역은 건드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을 줄여서 활동하겠다고 부모님과 약속했다"며 웃어보였다.
17살 미성년의 나이. 지나던 어른들은 "누가 시켜서 이런 일을 하냐"며 꾸지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만 봐도 4·19혁명이나 운동의 중심에는 늘 저와 같은 학생들이 있었다"며 "자신이 처한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학생의 의무이자 시대의 정신"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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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