酬惠米(수혜미) / 金喬覺(김교각)스님

[酬惠米(수혜미) / 金喬覺(김교각)스님]


은혜로운 쌀에 감사하면서


棄却金納布衣 (기각금란납포의)
좋은 수레 버리고 베옷 걸친 뒤

修身浮海到華西 (수신부해도화서)
수행하러 배를 타고 구화산에 이르렀네

原身自是西王子 (원신자시서왕자)
이 몸 원래 서쪽 나라 왕의 아들이었는지

慕道相逢吳用之 (모도상봉오용지)
도를 닦다 오용지란 사람 만났네

未敢叩門求他語 (미감고문구타어)
문 두드려 다른 말 꺼내지도 못했는데

送米續晨炊 (작도송미속신취)
어제는 쌀을 주고 새벽밥까지 지어줬네

而今殖食黃金飯 (이금손식황금반)
오늘은 보배 같은 저녁까지 먹었으나

腹飽忘思前日飢 (복포망사전일기)
배부른 것 잊고서 주린 날들 생각하리

 

스님이구화산에 절을 짓고 수행에 전념할 때
참선과 독경에 빠져 끼니마저 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인적이 드문 곳이라 먹을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스님은 몇 차례 굶어 죽을 위기를 만나기도 했다고 전한다.

이 시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만난 오용지란 농부가 스님에게 쌀을 주고
집에 들여 재우기까지 한 것을 감사하며 지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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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각金喬覺 [696?~794]

신라의 왕자 출신으로 24세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당나라로 건너가
구도를 위해 각지를 돌다가 양자강揚子江 남쪽 구화산九華山에 화성사化城寺를
창건하고 수행했다.
입적한 후에도 몸이 썩지 않아 등신불을 조성했다. 생전에 언제 신라로
돌아갈 것이냐는 물음에 1300년 후에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는
전설에 따라 1997년 탄신 1300주년을 기념하여 화성사가 경주에 있는
불국사에 스님의 등신불을 기증해서 지금은 불국사 무설전無說殿에 모시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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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