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해결 당부? 보광스님의 '유체이탈' 화법 30일 저녁, 스님들 단식 천막서 면담…취재 기자에겐 ‘초상권’ 항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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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스님과 법인스님, 금강스님이 연달아 단식을 선언한 30일 저녁 동국대학교 총장 보광스님이 스님들의 단식 천막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보광스님은 47일째 단식을 이어온 김건중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며 지혜로운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가 도리어 단식에 나선 스님들에게 사태 해결을 요청한 것이다. 보광스님은 30일 저녁 7시경 학교 관계자 4~5명과 함께 미산ㆍ법인ㆍ금강스님 등이 단식을 하고 있는 천막을 찾았다. 언론 등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은 비공개 방문이었다. 현장 인근에 있던 기자는 보광스님이 단식 천막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를 취재하기 위해 동국대 팔정도로 달려갔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보광스님은 면담을 마친 뒤 천막에서 나오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보광스님을 촬영 하자 동국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스님의 얼굴을 가로막았다. 기자가 소개와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는 “왜 사진을 찍냐. 누구냐.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불교포커스> 기자라고 소개하자 다짜고짜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사진을 왜 지워야 하나” 라고 항변하자 이번에는 보광스님이 나섰다. 보광스님은 “왜 허락을 안 받고 사진을 찍느냐”고 물었고, 허락을 받을 일이 아니라 취재를 한 것이라고 답하자 스님은 “허락을 받고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 초상권이 있다”고 재차 항의했다. 돌아서서 팔정도를 가로지르는 스님에게 “지금 방문하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보광스님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 팔정도에 있던 한 동국대 관계자는 면담 중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보광스님이 단식을 시작한 스님들에게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뒤 지혜로운 해결을 당부했다. 그밖에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학생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당사자임에도 정작 사태 해결의 몫을 단식하는 스님들에게 돌리는 ‘유체이탈’ 화법을 한 셈이다. | ||||||
기사출처: 불교포커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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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