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해결 당부? 보광스님의 '유체이탈' 화법

지혜로운 해결 당부? 보광스님의 '유체이탈' 화법
30일 저녁, 스님들 단식 천막서 면담…취재 기자에겐 ‘초상권’ 항의
  

    ▲ 보광스님은 30일 저녁 7시경 학교 관계자 4~5명과 함께 미산ㆍ법인ㆍ금강스님 등이 단식을 하고 있는 천막을 찾았다.

        언론 등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은 비공개 방문이었다.

미산스님과 법인스님, 금강스님이 연달아 단식을 선언한 30일 저녁 동국대학교 총장 보광스님이 스님들의 단식 천막을 방문해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보광스님은 47일째 단식을 이어온 김건중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며 지혜로운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가 도리어 단식에 나선 스님들에게 사태 해결을 요청한 것이다.

보광스님은 30일 저녁 7시경 학교 관계자 4~5명과 함께 미산ㆍ법인ㆍ금강스님 등이 단식을 하고 있는 천막을 찾았다. 언론 등에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은 비공개 방문이었다.

현장 인근에 있던 기자는 보광스님이 단식 천막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를 취재하기 위해 동국대 팔정도로 달려갔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보광스님은 면담을 마친 뒤 천막에서 나오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보광스님을 촬영 하자 동국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스님의 얼굴을 가로막았다. 기자가 소개와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는 “왜 사진을 찍냐. 누구냐.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불교포커스> 기자라고 소개하자 다짜고짜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사진을 왜 지워야 하나” 라고 항변하자 이번에는 보광스님이 나섰다. 보광스님은 “왜 허락을 안 받고 사진을 찍느냐”고 물었고, 허락을 받을 일이 아니라 취재를 한 것이라고 답하자 스님은 “허락을 받고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 초상권이 있다”고 재차 항의했다. 돌아서서 팔정도를 가로지르는 스님에게 “지금 방문하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보광스님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 팔정도에 있던 한 동국대 관계자는 면담 중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보광스님이 단식을 시작한 스님들에게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뒤 지혜로운 해결을 당부했다. 그밖에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학생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당사자임에도 정작 사태 해결의 몫을 단식하는 스님들에게 돌리는 ‘유체이탈’ 화법을 한 셈이다.

기사출처: 불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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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