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지막 성냥공장

1954년 2월 8일 문을 연 성광성냥공업사는 2013년까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성냥을 생산하던, 한국 근현대 산업사의 역사를 보여주던 현장이였다.

대한민국 마지막 의성 성냥공장

경북 의성읍 향교 앞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냥 공장이 있다.
1954년 2월 8일 문을 연 성광성냥공업사는 2013년까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성냥을 생산하던, 한국 근현대 산업사의 역사를 보여주던 현장이였다.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2월 8일, 북한에서 규모가 큰 정미소의 경리로 재직했던 피난민 출신 양태훈씨는 한국전쟁 당시 의성으로 피난 내려와서 과수원을 경영했으며, 서울에서 성냥 공장을 운영했던 삼촌에게 성냥 제조 기술을 배운 김하성씨, 이문선씨, 세 사람이 뜻을 모아 성광 교회 인근에 작은 성냥 공장을 설립하였다. 당시 성광 성낭공장은 하루에 만오천갑 정도를 생산했는데 1970년대에는 성냥 통은 외주에서 생산하고, 공장 직원만 162명, 당시 의성의 청년 층 다수가 이곳에서 일할 정도로 지역 산업의 중심으로서, 의성 주민들만으로는 부족해서 인근의 안동 일직, 단촌까지 통근 버스 2대를 운행할 정도로 일손이 모자랐다고 한다. 강원도 거진에서 속초, 강릉, 삼척, 영덕. 부산, 진해, 마산, 충북까지 성광성냥 아니면 바닷가에서 불도 안 붙는다 할 정도로 품질이 좋았다.

​1980년대 불티나 가스라이터가 등장하고, 1990년대 중국산 저가 제품이 쏟아지며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었고, 한때 100개가 넘던 국내 성냥 공장은 2000년대 들어 대부분 사라졌고, 2013년 전국에서 마지막 성냥공장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6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생산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마지막 성냥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현재는 경상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된 채로 문을 닫은 상태이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2025년 11월 성광성냥공장 윤전기를 국가유산청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선정하였다.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은 건설, 제작, 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 문화유산 가운데 장래에 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자원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미래 문화자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로서, 이번 선정은 국내에 현존하는 유일한 성냥 제조 윤전기로서 역사적 희소성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왼쪽의 사진은 모형 성냥개비로 만들었다.

윤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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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