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神과 함께” 저승을

사람이 살아생전에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전생 빚을 갚는 일이기 때문에 자랑하지 말고 남모르게 덕행을 닦으라는 뜻이다.

영화 “神과 함께”  불설수생경을 알아보자

이승에 와서 선업을 짓지 못하고 악업만 쌓은 사람은 지옥의 업을 짓고 심판을 받게 된다. 모든 사람은 죽은 뒤에 49일 동안 일곱 번의 재판을 받게 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등 일곱 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 /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55호(단양 구인사)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의 말씀이 자막으로 흐르면서, 신(神)과 함께, 영화도 막이 오른다. 사람이 죽으면 처음 7일부터 7차례에 걸쳐 49일 동안, 그리고 백일(百日) 소상(小祥) 대상(大祥) 때를 포함하여 모두 10차례에 걸쳐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받는다.

시왕(十王)의 이름과 역할은 다음과 같다.
(사후세계에서 인간들의 죄의 경중을 가리는 열 명의 심판관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
 
그 열 명은 ① 진광대왕(秦廣大王), ② 초강대왕(初江大王), ③ 송제대왕(宋帝大王), ④ 오관대왕(五官大王), ⑤ 염라대왕(閻羅大王), ⑥ 변성대왕(變成大王), ⑦ 태산대왕(泰山大王), ⑧ 평등대왕(平等大王), ⑨ 도시대왕(都市大王), ⑩ 전륜대왕(轉輪大王) 등이다.


광덕사 명부전


불교에서는 중생은 사후에 육신을 벗어나서 자신의 전생업보(前生業報)를 심판받게 된다고 보고 있다. 즉, 죽은 날부터 49일까지를 7일 단위로 하여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 또 100일 되는 날, 소상과 대상을 당할 때마다 위의 십대왕에게 차례로 선악업(善惡業)의 심판을 받는다.

이와 같은 주장은 불교의 독특한 주장이라기보다는 도교 등에서 강한 영향을 입은 것이다. 불교의 경우, 티베트지방의 라마(Lama-) 불교서인 『사자(死者)의 서(書)』라는 경전에 그 상세한 죽음의 여로가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따라서 이 시왕 사상은 민간신앙으로서 전수 되어 왔으며, 각 사찰에는 명부전(冥府殿), 시왕전(十王殿) 등이 거의 필수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즉, 시왕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내세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한 신앙 형태의 한 전형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이에 대해서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은 명부전 등의 무용론과 철폐론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는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에서 시왕에 대한 사상이 결코 불교 고유의 신앙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 오히려 무속적이며 기복적인 성향을 유발시키는 불교의 퇴보 원인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는 이 시왕신앙을 칠성, 산신 등의 신앙과 마찬가지로 저급한 불교문화의 형태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럼 십대왕의 역할도 한번 보자.
제1, 진광대왕(秦光大王)
죽은 자의 첫 칠일에 죄과를 재판하여 사람들이 악을 끊고 선을 닦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원불은 정광불(定光佛)이며 관할 지옥은 도산지옥(刀山地獄)이다.

제2, 초강대왕(初江大王)
이칠일째에 망자들이 삼도천(三途川)을 건너오는 초강가에 관청을 세우고 죄인들을 심판한다. 원불은 약사불(藥師佛)이며 관할 지옥은 화탕지옥(火湯地獄)이다.

제3, 송제대왕(宋帝大王)
죽은지 21일째에 죄의 경중에 따라 죄인을 지옥으로 보낸다. 이곳에서는 사음의 죄를 엄중하게 다스린다. 원불은 현겁천겁불(現劫千劫佛)이며 관할 지옥은 한빙지옥(寒氷地獄)이다.

제4, 오관대왕(五官大王)
28일째에 업의 저울을 가지고 거짓말하고 사기친 죄를 다스린다. 살인, 도둑질, 삿된행동, 거짓말, 음주의 죄를 맡아 심판한다. 원불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이며 관할 지옥은 도산지옥(刀山地獄)이다.

제5, 염라대왕(閻羅大王)
원래 인도에서 죽은자 들의 교주였으나 지옥의 왕이 되었다. 35일째에 업경(業鏡)으로 죄인의 현세에서의 일체 선악 행위를 비춰보고 그에 따라 벌을 내린다. 원불은 지장보살(地藏菩薩)이며 관할 지옥은 발설지옥(拔舌地獄)이다.

제6. 변성대왕(變成大王)
죽은지 42일째에 오관대왕과 염라대왕에게 재판을 받고도 죄가 남은 사람이 있으면 독사지옥에 보내 벌을 받게 한다. 원불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며
관할 지옥은 독사지옥(毒蛇地獄)이다.

제7. 태산대왕(泰山大王)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던 도교의 태산부군이었는데 염라대왕의 서기(書記)로 49일째에 망자(亡者)의 선악을 기록하여 죄업에 따라 환생처(還生處) 또는 지옥에 보내는 일을 결정한다. 원불은 관음보살(觀音菩薩)이며 관할 지옥은 거해지옥(鋸解地獄)이다.

제8. 평등대왕(平等大王)
망자의 백일에 팔한(八寒) 팔열(八熱)지옥의 사자와 옥졸을 거느리고 공평하게 죄와 복을 결정한다. 원불은 비로자나불(毘盧姿那佛)이고 관할 지옥은 중합지옥(衆合地獄)이다.

제9. 도시대왕(都市大王)
망인의 환생처를 정하기 위해 친족들에게 공덕을 쌓을 것을 권장한다. 법화경 발간이나 아미타불 조성 공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원불은 약왕보살(藥王菩薩)이며 관할 지옥은 철상지옥(鐵床地獄)이다.

제10.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망인의 3년상 곧 대상에 죽은 후 여러 왕을 거치며 죄를 재판받는 중생들의 탐욕과 무지의 번뇌를 다스려 다시 태어날 곳을 결정한다. 원불은 석가여래(釋迦如來)이며 관할 지옥은 흑암지옥(黑暗地獄)이다.

불설수생경에서는 부처님 앞에서 생전 장례식(예수재 預修齋, 불교에서 사람이 현생에 공덕을 쌓아 사후에 극락왕생을 하고자 행하는 불교 의식)을 올리고 전생에 빚진 저승돈(壽生錢)을 갚아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명부에 알려야 한다. 그 인연 공덕으로 명부에서 빌린 돈을 갚게 된다. 그리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다시 사람의 몸을 받을 수 있다.

다음은 부처님이 수생경을 설한 원인에 대하여 설명한 것이다.

중생들은 자기가 지은 죄업으로 인하여 죽은 후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축생의 몸으로 태어날 업을 지었다. 짐승으로 태어날 업보를 열두가지 띠에 소속되어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난다. 이때 명부에서 사람으로서의 삶을 부여받는 댓가로 돈을 빌리게 되는데 이것을 수생전(受生錢)이라고 한다. 만약 살아생전에 인과를 믿고 예수재를 모시고 수생전을 다 갚게 되면 반드시 내세에도 사람의 몸으로 태어날 뿐 아니라 복을 받고 장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불설수생경은 당나라 정관 13년에 현장법사 가 인도에 가서 대장경을 열람하다가 십이지상이 들어있는 수생경 한 권을 발견하고 그 경전을 중국으로 가져와서 소개한 것이다. 만약에 중생들이 수생전을 갚지 않는다면 갖가지 재앙과 액운을 만나게 된다고 하였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그 가족들이 49재를 모시면서 수생경을 독송하고 저승 돈을 불살라 바치면 삼세 부모와 구족의 원혼들을 구제하여 모두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만약에 살아생전에 금강경과 수생경을 독송하고 수생전을 불살라 바치면 옷과 음식과 생명과 녹봉을 내려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생경의 주문인
천라주, 지라주, 일월황라주를 수지독송하면 일체의 원수들조차 나의 몸을 이롭게 하며 큰 지혜로 열반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경전의 본문이 끝나고 나면 부록격으로 ‘십이상속十二相屬’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것은 쥐띠부터 마지막 돼지띠까지의 열두가지 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수생전 얼마를 시왕전 어느 대왕에게 바쳐야 되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적어 놓았다. 수생경은 주로 윤달에 지내는 불교 의식인 예수재 때에 사용되는 경전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12간지 띠를 통하여 해당 동물과 인연을 맺는다.
전생의 업보 때문에 12간지 동물로 태어날 죄를 지었는데 명부에서 돈을 빌려 로비한 댓가로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저승에서 빌린 돈을 수생전이라고 하는데 저승 돈을 갚는 불교 의식이 생전장례식으로 불리는 예수재이다. 사람이 살아생전에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전생 빚을 갚는 일이기 때문에 자랑하지 말고 남모르게 덕행을 닦으라는 뜻이다. 예수시왕 의례문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명부(冥府)에 이르러서 갚아야 할 돈과 독송해야 할 경전’이 있는데 이를 저승에서 갚아야 한다. 예수재를 모시고 전생에 빚진 돈을 시왕에 납입 하면 내생에는 반드시 인간 또는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자료참고 석현장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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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