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실크로드길

제부도, 궁평항, 궁평항 해송숲 거기에 당항성길, 황금해안길, 제부 제비꼬리길, 홍랑길 등 새롭게 조성된 길을 걸으면 뒤였뉘였 땅거미가 아득한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풍광이 처연하고도 곱다

화성 실크로드길


화성 실크로드길 전구간도

제부도, 궁평항, 궁평항 해송숲 거기에 당항성길, 황금해안길, 제부 제비꼬리길, 홍랑길 등 새롭게 조성된 길을 걸으면 뒤였뉘였 땅거미가 아득한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풍광이 처연하고도 곱다. 어느 곳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그래서 생애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으면 후회막급일 터이다. 물 빠진 개펄을 따라 편안한 들숨과 날숨으로 걷다보면 복잡했던 세상만사도 언제 그랬냐는 듯 시나브로 잊힌다.

제부도 들어가는 길


궁평항 낙조

당성 길


궁평 해송길



요즘 들어서는 화성 서해만이 가운데 제부도와 궁평항을 오롯하게 잇는 올레길을 '화성 실크로드' 라고도 부른다. 최근 궁평항에는 반가운 변화가 있다. 바닷길을 건너갈 수 있도록 데크가 새롭게 설치됐고 궁평 해송유원지도 과거의 안타까운 기억을 벗고 새로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실크로드 걷기 코스는 모두 4곳이다. 1코스 당항성길, 2코스 황금해안길, 2~1코스 제비꼬리길, 3코스 홍랑길 등으로 나눠진다. 곱고도 빼어난 화성 실크로드를 걸으면 갈매기는 물론 운이 좋으면 저어새도 반가운 날갯짓으로 어깨를 툭 스치며 날아간다. 그 모습도 제법 근사하다. 수평선을 향해 달음박질 하는 개구쟁이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개펄도 넉넉하다. 까마득하게 먼 바다 한복판에서 달려왔을 바람 한줌을 가슴으로 들이키면 어머니가 갓 떠주신 표주박 샘물보다 시원하다.

특히, 2-1코스인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하루 2차례 모세의 기적이라는, 개펄이 양 갈래로 갈라지는 등 신비롭다. 제비꼬리길 절반은 바닷가에 데크를 설치, 만든 길이 절반은 탑제산 능선을 따라 걷는다. 탑제산은 해발66, 7m 규모로 야트막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일출과 일몰이 환상적이고 근사하다.

화성 실크로드 1코스 당항성길
사강시장 → 구봉산 입구→당성 망해루터 → 봉화산 정상→ 하내테마파크 입구 장외삼거리 → 제 부교차로(11km. 4시간 소요)

화성 실크로드가 열리는 이 길에 들어서면 사적 제217호인 당성(唐城)만달 수 있다. 이 일대는 중국으로 통하는 해상 무역의 길목이다. 삼국시대부터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해상 교통 요충지이다.
사강시장, 당성, 구봉산, 하내테마파크 등지를 차례로 지나 제부교차로(제부도 입구) 까지 이어진다. 어시장(사강시장 회센터)이 졸졸 이방인들을 따라 온다.

사강어시장을 지나면 당성이 있는 구봉산 입구가 나온다. 당성은 숲길을 따라 가픈 숨을 내쉬며 오르다 보면 탁트인 전망이 드러난다. 구봉산 정상이기도한 당성 망해루터에 오르면 서해와 내륙의 풍경을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인천 송도신도시도 한눈에 보인다. 망해루터에는 깨진 도기를 쌓아놓은 곳도 있어 옛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당성을 뒤로하면 구봉산 당성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사찰 신흥사를 거쳐 봉화산에 이른다. 봉화산은 정상부에 봉수대가 있던 해발 163m의 산으로 서해를 발아래 두고 내려 볼 수 있다. 봉화산에서 내리막 길 따라 걸으면 다양한 식생, 조경석, 곤층 등을 한곳에서 누리는 체험테마 단지인 하내테마파크 경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화성 실크로드 2코스 황금해안길
전곡항→제부교차로 → 살고지 → 공생염전→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궁평유원지 → 궁평해변 → 궁평항(16km, 5시간 소요.)

아름다운 바다 풍경 구경은 필수, 해넘이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천혜의 생태자원인 갯벌 등 다양한 어촌체험도 가능하다. 해양레저의 중심인 전곡항과 신비로운 제부 모세길과 제부도, 천일염 생산지인 공생염전체험, 백미리, 궁평리 등 다양한 어촌체험마을과 낙조가 아름다운 궁평항 등이 이방인들을 맞는다. 보고 들으며 느끼며 맛보고 즐기는 오감(五感) 이 행복하다. 세계요트축제 등으로도 유명하다. 순백의 요트로 이국적인 풍경의 전곡항에서 출발, 제부교차로 제부도 입구)에 이른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는 전곡항에서 안고렴섬을 따라 제부도 입구까지 갈 수도 있다. 제 부교차로 ~ 공생염전 구간으로 이어지는 길은 제부도, 해넘이, 갯벌 등 바다경관을 조망하며 해안과 산림을 지나 공생염전으로 쉬엄쉬엄 이어진다. 찰랑찰랑 바닷물 소리도 정겹다. 소금꽃 향이 피어나는 황금염전인 공생염전에서 백미항으로 이어지는 길은 천일염을 생산하는 대규모 염전과 해만 들판을 바라보며 100가지 맛의 백미어촌체험마을을 만날 수 있다. 백미어촌체험마을에서 종착지인 궁평항 구간으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화성8경 가운데 4경민 궁평 낙조의 해넘이 절경을 만날 수 있다. 길이 1.44m에 너비 50m 규모 해수욕장과 5천여 그루 해송림도 있다.

화성 실크로드 2-1코스 제비꼬리길
제부등대 → 해 만산책로 → 탑재산 → 제부 등대 (2, 1km, 1시간 소요)

서신면 송교리 해변에서 바닷길로 2km 남짓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 있다. 서해만의 앙징맞은 진주처럼 예쁜 섬 제부도다. 제부도로 들어가는 길은 하루에 두 번 썰물에만 열린다. 이 때문에 '모세의 기적'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물속에 잠겨있던 찻길이 하루에 두 번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작지만 볼거리도 맡고 먹을거리도 풍부한 탑재산이라는 야트막한 산도 있다. 제일 높은 곳이 해발 60m가 채 만 되니 산이라기보다는 작은 동산 같은 곳이다. 하지만, 주변이 모두 바닷가라서 상대적으로 우뚝하기에 이곳의 전망은 압권이다. 이 탑재산에 걷기 좋은 산책길이 있다. 절반은 바닷가에 놓인 나무다리길이고 절반은 탑재산의 부드러운 흙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어머니 젖무덤처럼 편하고 아득하다.
특히, 이 길은 세계적민 명소로 거듭 나고 있다. 그래서 걷기를 즐기는 인파가 계절에 관계 없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3대 디자인 상인 '201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2018 IIDEA 디자인 어워드' 환경디자인 분야에서 금상과 은상 등을 받은 경관벤치 10종과 제부도 아트파크(Jebudo ARTPARK)' 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화성 실크로드 코스 홍랑길
궁평항 → 정용래가옥→ 해운산 →용수리 우물→ 서신면사무소→ 만곡서원 → 법흥사 → 홍법사 → 청명산 → 사강시장 (18km, 6시간 소요)

정용채가옥과 정수용 가옥


홍랑길


경기도 대표 고택 중 하나인 정용채 가옥과 정수용 고택 등을 만나고 심청전>의 연기설화와 유사한 이야기 중 하나인 홍랑 각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홍랑길은 화성실크로드 2코스 황금해안길의 종착지인 궁평항에서 시작된다. 싱싱한 해산물과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을 시작으로 1천여 그루의 해송이 자리한 궁평유원지를 앞두고 궁평리 마을안으로 길은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지나면 궁평승마클럽이 한눈에 들어오는 뒷길로 이어지면서 한 때 바다였던 화성호가 길 따라 한눈에 이어진다. 숲길을 지나면 경기도의 대표 전통가옥이 정용채 가옥과 정수용 고택 등이 나온다. 두 고택은 기왓집과 초가집으로 의좋은 형제나 흥부전> 같은 전래동화와 고전소설에 나올 법하다. 기왓집은 정용채 가옥이며 그 앞에 자리한 초가지붕 고택은 정수명 고택이다. 고택을 뒤로하고 해운산으로 오르면 이름 그대로 바다와 구름을 만난다. 한때 바다였던 화성호 수면으로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 비춰 몽환적인 풍광을 내어준다. 서해 방향으로는 당진산업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운산을 내려오면 마을길과 농로가 이어지면서 서정적인 농촌풍경을 만난다. 마을을 차례로 지나면 서신면의 중심인 서신면 소재지에 이른다. 서신면 소재지는 시간이 멈춘듯 1990대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거리는 18km로 소요시간은 5시간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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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