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포구와 강경장의 명성을 되살린 강경젓갈시장

해산물과 농산물이 만나는 강경포구

강경포구와 강경장의 명성을 되살린 강경젓갈시장
한국의 지역별 대표 상설시장과 오일장



해산물과 농산물이 만나는 강경포구

우리나라 서해안 해산물이 강경포구까지 배로 올라오고, 호남평야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강경포구에 모였다가 충청도와 경기도로 간다. 그곳에 강경장이 있었다. 강경장은 19세기 초 편찬된 『만기요람(萬機要覽)』에 보면 전국 15개 시장 중 하나로 꼽혔으며, 1930년대까지 강경장이 평양장, 대구장과 함께 우리나라에 큰 오일장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현재는 강경읍에 4일과 9일에 열리는 강경장과 상설시장으로 대흥시장과 강경젓갈시장이 소재해 있다. 1990년대 부터옛 강경장의 명성을 되찾고, 지역 특산물인 젓갈을 홍보하기 위해 ‘강경젓갈시장’ 복원에 노력하고 있다.

전국 새우젓 판매의 70%가 이루어지는 강경젓갈시장

강경포구를 통해 서해안에서 많은 해산물이 올라왔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시절에 해산물이 상하기 쉽기 때문에 강경장에서 팔고 남은 각종 해산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였다. 그 중 한 가지가 ‘젓갈’이다. 한때 “젓갈은 강경 젓갈이 최고!”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강경포구와 강경장의 쇠락으로 1980년대까지 새우젓· 황석어젓 등을 공급하는 등 ‘강경전통맛깔젓갈’의 명성만 잇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와서 옛 강경장의 명성을 되찾고, 지역 특산물인 젓갈시장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 일환으로 1997년부터 ‘강경발효젓갈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강경젓갈시장에서는 성수기인 7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하루 평균 약 250~300드럼의 젓갈이 거래되며, 전국 판매량의 70%에 달하는 새우젓이 공급되고 있다.

지도에는 ‘강경읍’이 육지 안쪽에 위치해 있지만, 과거에는 큰 포구가 있었던 곳이다. 강경포구는 조선시대 말기 ‘강경장’을 배경으로 크게 번성했던 포구다. 흔히 “북한에 있는 함경남도 원산항이 가장 큰 포구였고, 강경이 두 번째로 큰 포두였다.”라고 한다.

육지 안에 있는 강경에 포구가 있었던 것은 군산만으로 흘러가는 금강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뱃길이 금강을 비롯해서 논산천, 강경천, 염천 등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서해안 해산물이 강경포구까지 배로 올라오고, 호남평야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강경포구에 모였다가 충청도와 경기도로 간다. 또한 경기도와 충청도 내륙에서 생산한 물건들이 강경포구를 거쳐서 삼남지방으로 보내진다. 도로나 철도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강경포구에 “하루에 100척 이상의 배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강경은 내륙 깊숙이에 위치하면서도 금강하구와 가까워 해상과 육상교통의 요충지로 각종 수산물 거래가 활발하며, 전국적으로 신선하고 다양한 젓갈을 공급하고 있다. 강경은 ‘한국 젓갈의 고향’이라 불리며, 강경맛깔젓갈은 한국 젓갈의 원조라고 자부하고 있다.

강경장이 한창일 때에는 어류 가운데 조기와 갈치의 전국 판매가 강경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민어, 홍어, 게, 전갱이, 새우젓 등도 강경포구를 통해서 판매지로 나갔다. 그러나 도로와 철도의 발달로 1978년을 마지막으로 강경포구에는 더 이상 배가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원래 강경은 주변 섬마을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이 배를 타고 물품을 사고 팔기위해 모여들었던 곳이다. 당시 옹암리는 옹암포 또는 옹암포구라고 불리던 자그만 항구가 있던 교역의 중심지였다. 천수만 방조제가 건설 된 이후 해수면이 낮아져 더 이상 포구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왕성한 그때의 교역이 소문나고 토굴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장항선 열차를 타고 광천역에서 내리면 젓갈의 명소답게 상당한 규모의 젓갈시장이 눈앞에 보인다. 5일장으로, 광천 장이 서는 날은 4일과 9일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젓갈의 산지로는 강경, 속초, 곰소 등 유명한 곳이 많지만 광천은 토굴이 있어 숙성시키는 환경적 요인으로 뛰어난 강점을 가지고 있다.
1997년 보령방조제 물막이 공사로 인하여 더 이상 독배마을로 배가 들어 올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새우젓이나 젓갈의 호황기도 주춤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국도변에 자리 잡은 광천독배마을의 상권을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고, 광천토굴새우젓의 매출도 급격히 떨어지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논산시는 강경젓갈시장의 명성을 되찾고자 강경전통맛깔젓갈을 강경지방의 특산물로 내세우면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1990년대부터 강경읍 일원에 복원을 시작했다. 현재 강경젓갈시장의 젓갈류 생산, 유통업체는 200여개에 이른다. 옛 부둣가인 강경읍 태평리 일원에 젓갈백화점들이 즐비한데 모두 50평 이상의 대형 토굴형 저장고를 갖추고 있다. 2014년 기준 강경젓갈시장의 젓갈 생산, 판매량은 전국 젓갈시장의 60%를 상회하고 있다. 점차 위축되고 있는 광천젓갈과는 달리 국내 젓갈시장의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강경젓갈의 생존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광천의 상인들 사이에서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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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