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불도 수행한 진묵대사

그는 민중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수행공간으로서 등장하는 ‘전주시장’이었다.

시장에서 불도 수행한 진묵대사

우리나라에서 전승하는 설화 가운데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설화들이 있다. 설화 속에서 시장은 ‘수행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전승하는 ‘진묵대사’관련 설화다. 진묵대사는 조선시대 초기의 승려이다. 그는 민중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수행공간으로서 등장하는 ‘전주시장’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전승하는 설화 가운데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설화들이 있다. 이들 설화 가운데 전설 형태로 전승하는 것은 주로 시장 개설의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시장 상인들의 특성을 설화로서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들은 주로 민담 형태로 전승한다. 민담 속에서 시장 상인들은 상술이 뛰어나기도 하고, 지혜롭기도 하다. 그러나 때로는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한편 설화 속에서 시장은 ‘수행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전승하는 ‘진묵대사’관련 설화다. 진묵대사 관련 설화 속에서 시장은 진묵대사가 수행하는 공간이 된다.


전라북도 김제 출신의 진묵대사
진묵대사(震黙大師:1562-1633)는 조선시대 초기의 승려이다. 전라북도 김제시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1568년 7세에 봉서사(鳳棲寺:전라북도 완주군 소재)에서 출가하였고, 변산반도의 월명암(月明菴), 전주시의 원등사(遠燈寺), 대원사(大元寺) 등에 머물렀다. 진묵대사가 남긴 저술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의 승려인 초의선사 의순(意恂)이 진묵대사와 관련한 다양한 일화, 영험함 등을 기록한 『진묵조사유적고(震默祖師遺蹟考)』라는 책을 남겨 진묵대사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설화에서 신이한 행적을 보이는 진묵대사
초의선사의 『진묵조사유적고』에는 진묵대사와 관련한 다양한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성리대전(性理大典)』을 빌려서 마을 밖을 나가기 전에 모두 외워버렸다는 일화, 천신(天神)들의 공양을 받았다는 일화, 풍수지리에 관한 일화, 허공을 날았다는 일화 등 진묵대사와 관련한 일화가 18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현재 채록된 그와 관련한 설화가 32편 정도이다. 이들 설화들 대부분은 진묵대사의 영험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진묵대사가 사미승으로 있을 때 향불을 피우니, 그 사찰 주시스님의 꿈에 제천(諸天)이 나타나, 부처가 향을 피우니 우리는 받을 수 없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또한 “진묵대사는 불량배와 천렵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술은 다 토하고, 물고기는 변(便)을 보아서 다 살려냈다.”고도 한다.

시장수행 진묵대사


진묵대사 수행공간으로서의 시장
진묵대사는 민중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수행공간으로서 등장하는 ‘전주시장’이다. “진묵대사는 전주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수행을 하였다. 그는 항상 바랑을 짊어지고 시장 곳곳을 다니며 이것저것을 보았다. 시장에 판매하려 진열해 놓은 물건들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면 시장 잘못 보았다고 하고, 반대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시장 잘 보았다고 하며 돌아왔다고 한다. 시장에는 많은 물건들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군집하기에 수행자에게는 사사로운 것에 얽매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에 진묵대사는 시장을 찾아 수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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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