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久遠實成.常住不滅 °
법화경은 만법을 수용합니다. 팔만 사천 법문을 모두 수용하고 있습니다. 법화경 설하시기 전에 설하신 모든 경전을 수타의설법(隨他意說法)이라 합니다. 중생의 근기 따라 설하신 법이니, 소위 방편법(方便法)이라 합니다.
이에 반해 실상법(實相法)인 묘법연화경은 수자의 설법(隨自意說法)이라 합니다. 중생의 근기에 상관없이 부처님 뜻에 따라 스스로 설하신 법이니, 유일불승(唯一佛乘)법이며, 부처님의 지혜인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는 법입니다. 부처님 뜻에 따라 설하신 법을 듣고 모든 성문 연각 보살들이 불도에 들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업을 전수(傳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진리입니다.
유마거사가 입을 다무신 것은 말길이 끊어졌음을 보인 것이니 실상의 도리요 염화미소(拈花微笑)라 하여 가섭존자가 부촉 받은 법이나 혜능대사가 무상 무주 무염의 경지가 모두 실상의 도리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법실상의 뜻을 무량의경 열반경 등 여타 경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화경 본문의 구원실성(久遠實成)의 진리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오고 인식되어 온 불교관을 완전히 다시 써야 될 지경입니다. 법화경 수량품에서 이르시기를"비유하면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삼천대천세계를 가령 어떤 사람이 갈아서 미진을 만들어 동방으로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국토를 지나면서 한 미진을 떨어뜨리고 이와 같이 동쪽으로 가면서 이 미진이 다하여...
이 모든 세계에 미진을 떨어뜨리거나 또 떨어뜨리지 않은 국토를 다 미진을 만들어서 한 미진을 한 겁이라 하여도 내가 성불하여 옴은 다시 이보다 지나서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니라."석가모니 세존께서는 본래성불(久遠實成)의 본불(本佛)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는 불법의 궁극의 진리 당체입니다. 보리수 밑에서 육 년을 고행하시고 비로소 대각하셨다는 시성정각(始成正覺)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며, 불타(佛陀)의 본체는 구원실성의 본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생에 성불하실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미륵보살도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본불(本佛)을 알지 못하고 현혹에 빠졌거늘 다른 보살과 성문들이 어찌 이를 알리오.과거생에 연등(燃燈) 부처님으로부터 성불 수기를 받고 현세의 사바세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불도를 이룸을 보임은 모두 방편이고, 진실로 성불하여 옴이 무량무변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라 하신 것입니다.
"나는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이 사바세계에 머물고 또 다른 국토에서도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 일체 중생을 불도로 인도하느니라." 선언하신 것입니다. 열반에 들지 않고 항상 이 사바세계에 머무신다 하심은 즉 상주불멸(常住不滅)의 도리를 밝히신 것이니,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에 걸쳐 상주하시는 부처님의 장구(長久)한 수명을 설하신 것입니다.
부처님의 장구한 수명은 십법계(十法界)의 수명임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장구한 수명이 곧 우리 모두의 수명이며, 곧 내자신의 수명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따라서 구원실성(久遠實成) 상주불멸常住不滅)의 일이 십법계의 일이요 ,
내 자신의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수량품의 부처님의 금언(金言)이 내 자신의 일기장 속의 일입니다.
이 진리가 불교의 궁극의 법입니다. 법화경 적문의 도리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진리를 설하시어 중생을 성불의 길을 밝히심은 마치 아버지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줌과 같습니다. 그에 반해 본문(本門)의 구원실성의 도리는 가업을 물려줌은 물론이고 아버지가 가진 전 재산을 아들에게 주어 마음대로 쓰게 함과 같은 것입니다.
삼불사 해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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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