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학대 대책회의 강론 “성범죄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

교황, 성학대 대책회의 강론 “성범죄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

애정없이 교회 비방하는 보수파엔 “악마의 친구“ 비판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나흘간 진행된 미성년자 성학대 대책회의를 마무리하는 강론을 통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는 ‘악마의 도구’이다”면서 자성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러한 범죄를 보면서 과거 일부 이교도 의식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잔혹한 종교적 관행을 떠올리게 된다”면서 “교회 내에서 단 한 건이라도 이 같은 범죄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각 나라의 주교회의에서 가톨릭 성직자의 성학대 예방과 범죄자 처벌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이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성직자들이 미성년자 외설물을 소지하는 범죄와 관련해서도 미성년자를 정의하는 연령을 현재 14세에서 상향하는 등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또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직자는 반드시 신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건을 숨겨주는 일도 더는 없을 것이며 피해자들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폐막 직후 교황청은 바티칸시국을 비롯한 교황청 관할지역에 대해 미성년자와 연약한 성인을 보호하기 위한 ‘교황 자발 교령(Motu Proprio)’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황의 발표에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많다.

성직자의 성학대 문제를 다루는 단체를 이끄는 앤 돌리는 성명에서 신자들의 슬픔, 분노를 다루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며 “전 세계 가톨릭이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점에 교황은 미적지근한, 이미 여러 번 들은 약속만 했다”고 말했다.교황은 미국, 칠레,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가톨릭교회 성직자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했던 행위가 잇따라 드러나자 대책 마련을 위해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 세계 114개국 주교회의 의장과 가톨릭 수도회 대표, 교황청 미성년 전문가 등 약 200명이 참석한 회의는 나흘간 계속됐다.

한편 교황은 미성년자 성 학대 문제를 풀기 위한 특별회의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애정없이 교회 비방하는 사람은 악마의 친구" 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아동 성학대를 빌미로 교황청을 공격해온 가톨릭 보수파 인사들을 겨냥한 방언이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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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