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백중놀이

밀양백중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로서, 1980년부터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밀양백중놀이

밀양백중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로서, 1980년부터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음력 7월 15일 백중날 지주(地主)들이 마련해준 술과 음식으로 하루를 머슴들이 즐겁게 노는 머슴날이라고 하는 데서 연유한 두레굿이다. 백중놀이, 호미씻기, 호미걸이,  꼼배기참 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꼼배기참은 자주 얻어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으로 밀양 지방의 사투리다. 밀을 통째로 갈아 팥을 박아 찐 떡과 밀에다 콩을 섞어 볶은 것, 그 밖에 술과 안주를 준비하여 머슴들에게 점심, 저녁으로 주는 음식을 말한다.

백중 무렵이 되면 해당 지역의 소재지에서 백중장이 열렸다. 백중장을 다른 말로 난장판이라고도 한다. 백중장이 열리면 인근 지역에서 많은 장사꾼들이 모여들어 난장이 펼쳐졌다. 음력 7월 15일 백중 무렵 온갖 곡식이 익어가기에 백종(百種)으로도 부른다. 백중의 어원은 백 가지 과일을 차리고 불교의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지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백 가지 씨앗을 갖추었기 때문에 백종이라고 한다. 백중은 일꾼들의 날이기도 하며, 이 무렵이면 전국적으로 백중장이 서고 다양한 형태의 놀이들이 거행된다. 씨름판이 열리고, 마을 풍물패가 쏟아져 나와 장터를 흥청거리게 했다. 백중장은 주로 시장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데 보통 사나흘에서 일주일 정도 열렸다.


                              밀양백중놀이(사진출처 국립문화재연구소)

밀양은 양반과 천민의 차별이 심하였던 곳으로 천민들이 풍물에 의지하여 신명나게 놀면서 울분을 해소하였던 것 또한 지금의 백중놀이를 형성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백중놀이가 벌어지게 되면 행사의 주관은 열흘 전부터 대농가의 큰 머슴들 중에서 인기가 있는 사람을 좌상(座上)과 무상(務上)으로 뽑아 일을 보게 하였다.

이렇게 뽑힌 좌상과 무상은 대농가나 그해 경사가 난 집, 또는 혼인한 집 등을 찾아다니며 술과 안주를 추렴하고, 방목(放牧)하던 소가 다른 집의 논밭에서 곡식을 뜯어먹은 적이 있는 소 임자에게서 벌금으로 돈이나 술·안주를 요구하기도 한다. 음식이 장만 되면 놀이의 장소로는 대부분 마을과 가까운 시냇가나 정자나무 아래, 넓은 마을 마당 등이었다. 밀양의 경우 삼문동 강변에서 마음껏 놀고 즐겼다.

높은 예술성을 가지고 있어 서민예술의 표본이 되는 밀양백중놀이는 크게 농신제(農神祭), 작두말타기, 춤판, 뒷 놀이 등으로 이루어진다. 농신제는 먼저 마당에 삼대(삼의 줄기)로 만든 농신대를 세우고 나팔을 길게 서너 번 불면 농악이 울리면서 농신대를 돌며 풍년을 비는 잡귀막이굿에서 시작된다.

농신제가 끝나면 좌상(座上) 또는 무상(務上)이라고 하여 머슴 가운데 그해 농사를 제일 잘 지은 머슴을 선정해 작두말(지게목발로 만든 말)에 태우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작두말타기를 한다. 작두말에는 좌상과 무상이 작은 삿갓을 뒤집어쓰고 올라타 양반 행세를 하기도 한다. 이때는 째보양반, 고자양반, 벙어리양반 등이 나와 양반을 욕보이는 풍자놀이를 하기도 한다. 춤판은 양반춤에서 시작된다. 술과 안주를 먹으며 어사영, 모심기노래’ 등 밀양의 민요를 부르며 어울려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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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