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품고 있는 옛길 14

백두대간 동해 소금길 백복령 옛길

사연을 품고 있는 옛길 14

백두대간 동해 소금길 백복령 옛길

백복령은 강원도 동해시 신흥동에서 정선군 임계면을 연결하는 고개이며, 과거에는 동해의 북평과 정선군을 있던 고개이다. 지형상으로는 동해시 신흥동과 강릉시 옥계면의 경계를 이루고 고개의 정상부에서 정선군 임계면과 만난다. 지금 자동차가 통행하는 고개 정상부의 해발고도는 780m이며, 국도 42호선이 개통되기 이전까지 백복령 옛길은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 구실을 했다. 옛날 사람들이 거닐던 백복령은 해발고도가 900m에 달했다.



지금은 국도 42호선이 포장되어 있지만, 포장이 안 되어 있던 옛날에는 백복령 옛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자동차 속도보다 빨랐다고 한다. 백복령 옛길은 동해시 삼화동 복상골에서 고개 정상부까지에 이르는 1.6㎞ 구간이다. 정선에 있는 마을의 군대 마을의 해발고도가 700m이고 760m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동해 신흥동은 해발고도가 140m이므로, 정선에서는 해발고도 200m 정도만 오르면 옛길의 정상에 도달하지만, 동해의 신흥동 도화마을에서는 해발고도 760m를 올라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강원도 동해와 내륙지방의 교류가 이루어지던 옛길로, 정선군 임계장과 여량장으로 동해안의 생선과 소금이 이동하던 길이다. 또한, 영서지방 정선군에서 생산된 삼베, 곡식, 약초, 산나물 등이 영동지방 동해, 삼척으로 가서 소금이나 해산물로 바꾸어 오던 물물교환의 길이었다. 영서지방에서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 바닷물을 옹기에 담아 지게에 지고 다니던 길로도 알려져 있고 동해의 북평장에서 사들인 소금을 임계장 등지로 나르던 고갯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백복령 옛길은 백두대간 동해 소금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백복령 옛길은 동해안 사람보다 정선 사람들이 더 많이 이용했던 고갯길이었다.


물자를 사들이기 위해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으면서 부르던 정선 아라리
“우리 집의 서방님은 잘났든지 못났든지 / 얽어매고 찍어 매고 장치다리 곰배팔이 / 노가지나무 지게 위에 엽전 석 냥 걸머지고 / 강릉 삼척에 소금 사러 가셨는데 / 백복령 굽이굽이 부디 잘 다녀오세요”

라는 구절에서 정선 지방에 살던 사람이 동해안으로 소금을 구매하러 가면서 백복령을 힘들게 넘었다는 내용을 알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솔잎을 닥닥 긁어 응달솥밥을 해 먹으며 정선 아라리를 불렀던 아라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백복령 옛길은 소금을 지고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우리 조상들의 애환과 숨결이 살아있는 길이다. 동해에서 정상부를 향해 옛길을 가다 보면 해발 500m 지점에서 ‘소원 비는 두꺼비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이 바위는 큰 두꺼비 옆에 작은 두꺼비 서너 마리가 앉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바위의 형상이 두꺼비를 닮았다는 데에서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는 편도 1.6㎞에 이르는 백복령 옛길을 복원하여 산책로로 조성했으며, 시민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동해시에서는 백복령 옛길 복원사업의 명칭을 백두대간 동해 소금 길로 변경하여 역사 문화 탐방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백복령 옛길은 예로부터 크게 주목받은 적이 없던 고갯길이다. 그만큼 자연경관이 다른 어느 옛길보다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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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