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꾼과 구경꾼이 함께 만들어 가는 임실필봉농악(任實筆峰農樂)

임실필봉농악은 전라북도 임실군 필봉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의 제사와 노동, 놀이 과정에서 연행하는 마을농악이다. 임실필봉농악은 마을농악으로서 구경꾼의 참여를 중시한다.

놀이꾼과 구경꾼이 함께 만들어 가는 임실필봉농악(任實筆峰農樂)


임실 필봉농악 국가무형문화재(1988. 8. 1.)

임실필봉농악은 전라북도 임실군 필봉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의 제사와 노동, 놀이 과정에서 연행하는 마을농악이다. 임실필봉농악은 마을농악으로서 구경꾼의 참여를 중시한다. 대부분의 농악은 꽹과리, 징, 북 등 타악기를 연주하는 치배*들의 공연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임실필봉농악은 구경꾼이 공연판 안으로 들어와서 자연스레 동화되어 어울려 놀 수 있는 판을 구성하고 있다. 임실필봉농악은 다른 농악에 비해서 징과 북의 수가 적고 다양한 놀이꾼이 등장해 굿의 흥을 돋우는 특징이 있다. 놀이꾼은 농기, 용기, 영기, 나발, 태평소, 사물(꽹과리, 징, 북, 장구), 소고, 잡색(기수, 나발수, 대포수, 창부, 양반, 조리 중, 농구, 각시, 화동과 무동)으로 편성된다.

가락의 구성에서도 구경꾼을 배려하는 측면이 강하게 나타난다. 호남좌도농악 권역은 ‘본가락-넘어가는가락-종지가락’의 3단계 구성 중 본가락을 길게 연주하고, 넘어가는 가락으로 ‘갠지갱’, 종지가락으로 ‘휘모리’를 연주한다. 그런데 임실필봉농악에서는 ‘갠지갱’이 놀기 좋은 가락이라고 하여 본가락보다 더 길게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치배와 구경꾼이 함께 공연의 판을 만들어 가는 마을농악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다. 임실필봉농악은 쇠가락의 맺고 끊음이 분명해 가락이 힘차고 씩씩하며, 개인의 기교보다 단체의 단결을 중시한다. 임실필봉농악은 마을농악의 뿌리를 바탕으로 대학, 동호회 등으로 확산되어 전국적으로 거대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어, 근현대 농악 역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치배 : 치는 사람이란 뜻.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는 이를 가리킨다.  (국립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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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