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어석리 석불입상

이천 어석 2리 마을 한가운데 주택 사이에 위치한 높이 4.32m의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7호다.
머리 위의 천개(天蓋)를 제외한 불신(佛身)은 허벅지를 중심으로 하여 상하 2개의 돌로 구성되어 있다.

이천 어석리 석불입상

이천 어석 2리 마을 한가운데 주택 사이에 위치한 높이 4.32m의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7호다.

머리 위의 천개(天蓋)를 제외한 불신(佛身)은 허벅지를 중심으로 하여 상하 2개의 돌로 구성되어 있다.



불상의 건립은 신라 법흥왕 15년(528년)에 주지 이모(李某)가 조정의 명을 받아 5개월이 걸려 조각했다고 알려져 오지만, 실제로 불상의 양식은 그보다 훨씬 늦은 고려시대 충청도와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유행한 커다란 석조 불상의 특징을 보여 준다.


옷 주름 표현을 제외하면 어석리 불상은 머리에 팔각의 갓을 쓰고, 여러 매의 돌을 이용하여 투박하게 조각된 점에서 ‘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과 유사하다.

직육면체 형의 평평한 돌기둥 같은 신체에, 머리 위에는 팔각형의 천개(天蓋)를 쓰고 있는데 이 천개는 따로 조성하여 얹은 것이다. 이와 같이 천개를 쓴 모습은 고려시대 불상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형태 중 하나이다.
천개(天蓋)를 보개(寶蓋 : 인도에서 귀인의 외출시에 사용하던 양산을 불상의 머리 위에 갓처럼 씌운 것)라고도 표현한다.

소발(素髮)의 머리에는 낮고 펑퍼짐한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표현되어 있다.
아래쪽의 둥근 얼굴에는 커다란 눈썹 아래 긴 눈, 그리고 둥근 콧망울을 가진 귀여운 코와 극도로 작은 입을 표현하였고 그 아래 둥근 선을 새겨 이중 턱을 표현하였다.


귓불에 구멍이 뚫린 두툼한 귀는 어깨까지 길게 늘어져 있으며 목에는 간략하게 삼도가 나타나 있다. 두 팔이 신체에 밀착되었고, 오른손은 가슴에, 왼손은 배에 대고 있다. 양 어깨를 덮은 법의는 몸 전체를 덮으면서 발밑에까지 흘러내리고 있으며 가슴에서 무릎까지는 뒤집어진 ‘Ω’자 모양 밑으로 ‘U’자형 옷 주름을 층단형으로 새겼다.


반원형으로 형식적으로 표현된 옷자락 밑으로 드러난 두 발도 투박하게 조각되었다. 전체적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한편 정형에서 벗어난 특이한 표현이나 간략하면서 투박한 조각수법이다. 하체 역시 도식화가 두드러져 비사실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발은 발가락 끝만을 가지런하게 하여 드러내 놓고 있다. 이러한 불상 형태는 후에 더욱 단순화되고 토착화 과정을 거치면서 마치 장승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되기도 한다.


<저작권자 ⓒ 한국역사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