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종교를 바로세우기 위하여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라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종교는 여전히 '성역'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에는 안타까움과 삐딱함이 공존한다.

원효스님 탄신 1,400주년과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함께 맞이한 2017년.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각 종교계에서 개혁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이 우리 사회 속 종교가 처한 현실을 되짚고 개혁을 도모하는 ‘종교개혁선언’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 종교개혁선언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2일 저녁 7시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1호에서 종교개혁선언 시민공청회를 개최한다.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흠 한양대 교수가 ‘불교의 적폐 양상과 청산 방안’, 개신교인의 불상 훼손을 대신해 사과하고 불상 재건립 모금에 나선 것이 문제가 돼 18년 재직한 서울기독대에서 파면을 당한 손원영 교수가 ‘개신교의 적폐양상과 청산 방안’, 한상봉 가톨릭일꾼 편집장이 ‘천주교의 적폐양상과 청산 방안’을 주제로 각각 발제에 나선다.

추진위는 “종교를 사랑하고 이 사회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종교개혁선언문을 대중 앞에 공개할 계획이다.

종교개혁선언을 위한 추진위 활동의 시작은 지난 10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종교 단체들은 경동교회에서 열린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및 원효 탄생 1400주년 기념 종교평화예술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종교개혁을 함께 생각한다’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각 종교계 학술 전문가들이 발제를 진행한 결과 종교 개혁운동의 필요성이 한층 대두됐다.

이후 학술대회 주요 발제자 및 참가자들은 11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지속적인 모임을 진행, 본격적인 종교개혁운동을 펼치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간 각 종교계에서 개혁운동을 진행한 단체활동가 등을 중심으로 각 종교별 참여인원을 모집했다.

12월 3일, 기초위원 및 실무위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1차 회의를 진행, ‘불교·개신교·천주교 종교개혁 선언문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초대 이사장을 역임한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와 지난해 감리교신학대 교수직을 은퇴한 이정배 현장아카데미 원장이 공동대표에 추대됐다.

이날 추진위는 각 종교별 적폐양상과 청산방안 등을 비롯해 연말 대외에 공표할 종교개혁 선언문 작성 개요 방안 등을 논의했다. 22일 열리는 시민 공청회 계획도 이날 세웠다.

12월 14일에는 종교개혁 선언문 초안을 기초로 시민들에게 종교개혁 선언 동참을 호소하는 인터넷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서명 바로가기: https://goo.gl/forms/LCWTFFCYkBkdm6mc2)

추진위는 22일 시민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2월 27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최종 선언문을 공표한 뒤, 개인 참여자 및 참여단체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가칭 불교ㆍ개신교ㆍ천주교 종교개혁 추진 공동연대로 조직을 전환해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추진위는 “현 사회의 종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을 도모하는 선언문을 선포함과 동시에 향후 지속가능한 개혁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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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