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일군 ‘촛불’…이번엔 조계종이다
총무원장 직선제 개헌 위한 촛불법회 17일
권력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국사회의 적폐를 보다 못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섰다. 해를 넘기고 계절이 바뀐 5개월. 밤하늘을 끊임없이 밝힌 촛불은 결국 탄핵을 이끌며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루어냈다. 제자리로 돌아온 불자들이 이번에는 한국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불교계, 장자종단 조계종의 변화를 이끌고자 거리로 나선다.
‘총무원장 직선 실현을 위한 대중공사’(이하 대중공사)는 17일 오후 6시 서울 조계사 앞에서 현재 간선제 형식을 띠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직선제로 바꾸기 위한 촛불법회를 개최한다.
오는 10월 12일로 예정된 신임 총무원장 선출을 앞두고 조계종 내부에서는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정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종단구성원들의 폭넓은 참여 없이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총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선제는 후보자와 계파간의 자리 나눠먹기, 밀약, 금권 선거 등의 폐단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후 총무원장 선거제와 관련된 종단 여론조사 결과 종단 소임자 중심의 대중공사에서 진행된 7개 지역별 현장 투표에서는 60.7%가,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특위가 스님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80.5%가 직선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총무원장 선출제도 개정 권한이 있는 중앙종회가 관련 논의와 법안 상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중공사는 촛불법회를 통해 폐쇄적 종단운영 개선과 직선제 실시를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대중공사 대변인을 맡고 있는 허정스님은 “현행 간선제 하에서는 특정세력이나 특정인의 매수, 밀약이 성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선거문화에서 당선된 총무원장은 선거 때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종단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끌 수 없다”면서 “승가 공동체 회복과 불교발전을 위해서라도 전체 승가 대중에 의해 총무원장을 뽑는 직선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촛불시위 정신’은 우리 사회의 적폐 청산과 정치 개혁에 커다란 공로가 있다”며 “우조계종도 이런 시대정신을 계승해 종단 내부의 오랜 적폐와 부조리를 청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중공사는 17일 1차 촛불법회를 시작으로 24일 오후 6시에 조계사 앞에서 2차 법회, 27일 오전 9시 조계사 옆 우정총국 앞에서 총무원장 직선실현을 위한 대중공사 발대식을 이어갈 방침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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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