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일주문 6건 ‘보물’ 지정 예고

일주문(一柱門)은 조선시대 사찰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나는 사찰 진입부의 첫 번째 건축물이다.

문화재청, 사찰 일주문 6건 ‘보물’ 지정 예고

「합천 해인사 홍하문」, 「함양 용추사 일주문」 등 조선 전~후기 건축양식 반영된 문화유산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합천 해인사 홍하문」 등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오는 28일 지정 예고한다.

일주문(一柱門)은 조선시대 사찰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나는 사찰 진입부의 첫 번째 건축물이다. 대부분 다포계의 화려한 양식을 취하고 있으며, 조선전기에서 후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기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사찰의 주불전(主佛殿) 위주로 문화유산 지정이 되었고, 기타 건물은 상대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여 2021년까지 일주문 중에는 「부산 범어사 조계문」이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되어 있었다.
* 다포: 공포를 기둥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꾸며 놓은 건축양식

이에 문화재청은 2022년부터 전국 사찰의 일주문 50여 건에 대한 일괄 조사를 실시한 후, 전문가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을 선별하여 지난해 12월 「순천 선암사 일주문(順天 仙巖寺 一柱門)」 등 4건을 보물로 지정하였다. 이번에는 6건의 일주문을 추가로 보물 지정 예고한다.



「합천 해인사 홍하문(陜川 海印寺 紅霞門)」(경상남도 합천군)은 정확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없으나, 1457년(세조 3)에 중수하여 지금까지 다섯 차례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세조의 지원 아래 해인사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정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며 정면 평방에 6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를 올린 다포식 공포 구조로 서까래와 부연이 있는 겹처마 지붕이다. 맞배지붕을 한 일주문은 정면에서 봤을 때 5개 공포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일주문은 6개 공포를 올려 상대적으로 웅장하다.
* 중수 : 건축물 따위의 낡고 헌 것을 다시 손을 대어 고침
* 맞배지붕 : 지붕면의 앞뒤로만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으로 옆에는 판재를 이어 붙여서 비바람을 막음
* 평방: 기둥 위에 가로로 놓여 지붕을 받치는 부재



「함양 용추사 일주문(咸陽 龍湫寺 一柱門)」(경상남도 함양군)은 함양 용추계곡 일대에 존재했던 옛 장수사(長水寺)의 일주문으로 1711년(숙종 37)에 건립되었다. 6‧25전쟁 당시 장수사가 화재로 모든 전각이 소실될 때 유일하게 화를 피하였다. 현재는 장수사의 암자였던 용추사의 일주문으로 사용되고 있다.
단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서까래와 부연으로 구성한 겹처마 구조이며, 정면 평방에 7개 공포, 전체 20개 공포의 다포식 공포이다. 이 일주문도 7개 공포로 구성되어 웅장하다.
* 팔작지붕 : 맞배지붕 옆에 삼각형의 합각을 남기고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



「곡성 태안사 일주문(谷城 泰安寺 一柱門)」(전라남도 곡성군)은 2017년 보수공사에서 확인된 상량문에 의하면 조선전기인 1521년(중종 16년)에 ‘조계문(曹溪門)’으로 창건되었고, 상량문에는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孝寧大君, 1396~1486)의 수결(手決, 서명) 흔적이 남아있다. 공포의 형식과 짜임은 조선 후기의 건축 기법을 잘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창건 이후 지속적으로 보수되어 온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주기둥 상부 안쪽에 용두(龍頭)를 설치하였고 용두에는 두 뿔, 큰 눈, 눈썹, 크게 벌린 입과 이빨, 머리 뒷부분의 갈기 등이 화려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 창방: 기둥머리에 가로로 맞추는 목재



「하동 쌍계사 일주문(河東 雙磎寺 一柱門)」(경상남도 하동군)은 ‘영남하동부쌍계사사사적기문’에 따르면 1641년(인조 19)에 세워졌다. 전면 1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며, 전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의 다포식 공포 구조이고, 측면의 규모가 큰 편이다. 또한 대웅전으로 이르는 일직선상의 축에 따라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등의 전각을 건립한 산지가람배치 형식이 잘 보존되어 있다.



「달성 용연사 자운문(達城 龍淵寺 慈雲門)」(대구광역시 달성군)은 1695년(숙종 21년)에 창건된 것으로 상량문(1695년)과 중수기(1938년)가 남아있어 건축연대와 중수연대가 확실하다. 처음 명칭은 ‘일주문’으로 건립되었으나, 1920년 사진자료에는 ‘자운문’으로 편액이 되어 있어 그 이전에 명칭이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면 1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우진각 지붕틀을 구성한 뒤 맞배형의 덧지붕을 씌워서 건축했다. 정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의 다포계 공포 구조로 겹처마 지붕이며, 주기둥의 부재 형태가 하부에서 벌어지는 비스듬한 형태로 독특하다.
* 주선: 기둥 옆에 붙여 지지하는 부재



「순천 송광사 일주문(順天 松廣寺 一柱門)」(전라남도 순천시)은 건립연대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802년(순조 2) 중창되었으며 1842년(헌종 8) 큰 화재로 송광사의 대부분 전각이 소실되었으나 일주문은 살아남았다는 ‘조계산송광사사고(曹溪山松廣寺史庫)’ 등을 통해 1802년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1886년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순천조계산송광사사적’에 포함된 송광사 배치도에서도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정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겹처마 지붕이며, 공포는 정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2개 공포의 다포식 구조이다. 주기둥 안쪽 상단에 용두를 두었는데 조선 후기에 자주 보이는 장엄이다.
* 풍판 : 맞배지붕의 양 측면에 비바람을 막기 위해 판재를 이어 붙여 만든 부분
* 장엄 : 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

문화재청은 이번에 예고한 「합천 해인사 홍하문」등 사찰 일주문 6건의 문화유산에 대하여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찰 일주문의 보물 지정 예고는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추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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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