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한국 절 짓는데 50억 기부 “우리 마음의 등불 항상 켜져 있길”

“우리 불자들이 합심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전통사찰이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봉대(奉戴)해 세계불교의 중흥과 원융 화합의 기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도에 한국 절 짓는데 50억 기부 “우리 마음의 등불 항상 켜져 있길”


38년간 도반 설매·연취 보살
종단 역사상 최고 기부액 기록
부다가야 분황사 2022년 완공

“우리 불자들이 합심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전통사찰이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봉대(奉戴)해 세계불교의 중흥과 원융 화합의 기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도의 한국 사찰 건립에 50억 원을 기부한 연취(왼쪽), 설매 보살. 


설매(74) 보살은 29일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분황사 건립을 위한 기공 법회에서 공덕주(功德主) 대표로 이렇게 발원했다. 이날 대한불교 조계종 백만원력결집 불사위원회는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과 인도 부다가야 현지에서 온라인 이원중계를 통해 비대면으로 기공법회를 봉행했다.

인도 분황사는 한국불교 세계화의 거점 도량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조계종이 추진해왔다. 2022년 4월까지 전통한옥양식으로 대웅전을 짓고, 곧이어 순례객 숙소와 지역주민을 위한 보건소도 건립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기공 법회에서 “분황사 건립은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핵심 불사”라며 “유치원 아이와 고령의 부부 그리고 제방의 불자들과 해외 불자들까지 동참해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원행 스님은 “특히 영축총림 통도사 청하문도회에서 30억 원 상당의 부다가야 부지 2000평을 기증했고 설매, 연취 두 보살님이 종단 보시 역사상 최고액인 50억 원을 흔쾌히 희사해 주셨다”고 전했다.

원행 스님 전언대로 설매와 연취(68) 보살은 “한국불교의 위상을 새롭게 세우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발원으로 50억 원을 기부했다. 두 보살은 1982년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후 38년간 불교 도반으로 지내왔다. 지금까지 수차례 기부를 해 왔으나 드러나기를 꺼려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법명만 고집했다. 두 보살은 작년 12월 기부금 전달식에서 “우리는 잠시 돈을 가지고 사용하다가 빈 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부처님이 성도(成道)하신 부다가야에 지어질 분황사에 우리 마음의 등불이 항상 켜져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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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