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받지만 신령스러운 신물이 바로 쥐
기획특집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자라고?
쥐는 인간의 주변에서 인류와 더불어 존재해 오고 있다. 그렇게 오랜 세월 함께한 동물이지만 인간에게 온갖 수모와 핍박을 받으며 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쥐는 12지신의 하나로 민속의 일부가 되어 자리 잡았다.
병적인 존재로 취급받는 쥐
쥐는 사람들에게 병균을 옮기고 음식을 훔치며 게다가 생김새까지 흉하고 왜소하여 약삭빠른 간신배나 도둑 같은 이미지로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민속에는 쥐가 인간으로 둔갑하여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 에 멀리해야 할 금기동물로 여겼다. 또한 어둡고 지저분한 곳에서 은둔하며 살기 때문에 병을 옮기고 이롭지 못한, 그저 멀리하고 싶은 동물로만 여기며 살았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쥐에 대한 혐오감이 점차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다. 흰쥐류처럼 애완용으로 길러지거나 실험용으로 이용되며 인간에 대한 생명을 구하는 긍정적인 사실로 인한 쥐와의 거리감이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쥐가 일찍이 12지신의 하나로 '쥐띠'의 민속을 이루어 왔기에 쥐띠의 사람에게 쥐띠에 태어난 사람은 부자로 산다' 나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지런하다' 등의 덕담이 있어 왔고 쥐의 특성인 '다산'과 '근면성이 문학의 주제나 소재가 되어 왔으므로 쥐와의 거리감이 좁혀졌다고 할 수 있겠다. 쥐가 본격적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12지신의 하나로 정착하면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12지(十二支)의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은대부터이고 그것이 방위와 시간에 대응된 것은 한대의 중기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개념이 12동물 곧 쥐, 축, 호랑 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등의 12지신 상으로 대응되어 나타나게 된 것 은 당대의 일로써 이는 불교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근면하고 성실한 데 사람들
12지 중에서 쥐의 ‘子’는 음양법으로는 양(陽)에 해당하고 오행은 수(水)이며 음력월은 11월이다. 또한 방위는 180도로 북(北)이다. 집터나 묏자리를 정할 때 '자좌오향'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이는 자는 북, 오는 남이나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하라는 뜻이다. 시각으로 보면 쥐는 자정을 중심으로 11시부터 1시 사이의 2시간이다. 즉, 자시(子時)다. 사람은 누구나 띠를 갖는다. 금년 경자년에 태어난 사람은 당연 쥐띠에 해당한다. 올해가 경자년 이므로 쥐띠들에 대한 성격이나 금전운, 애정운 등을 살펴보자. 쥐띠인 사람은 매우 근면하고 절약하며 산다.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노력하는 타입으로 인내심이 강하기로는 12지 가운데 최고다. 친구들에게 친절하며 인간관계는 운 좋게 진전되는 편이다. 직업은 음식업이나 은행원이 쥐띠들에게 잘 맞는 직업이라고 본다. 또한 천성적으로 방위본능이 강하고 절약하며 살아간다. 돈 모으기를 힘들어 하지 않는다. 조금씩 모아가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애정운은 어떤가. 쥐띠는 조숙한 사람이 많다. 첫사랑도 빠른 사람이 많으며 사랑에서는 낭만을 찾는 타입이다. 그러나 냉정한 성격이로 곧 불타오르는 일이 없다. 짝으로는 같은 쥐띠나 용띠, 원숭이띠가 잘 어울린다.
쥐와 관련된 재밌는 속담들
사실 우리 속담의 소재로 쓰이는 쥐는 대부분 도독이나 하찮은 존재를 상징할 때 많이 쓰였다. 좀 도독을 서적, 좀 도독을 쥐와 개 같은 놈이라는 뜻으로 이르는 서절구투가 있고 ‘집안에 쥐가 있고 나라에 도독이 있다’는 말들은 모두 도독을 빗대는 말이다. 하찮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는 ‘쥐꼬리만 하다‘ ’쥐 불알만하다', '쥐 뿔도 없는 놈' 등이 있고 한자어로는 쥐의 서간(鼠肝) 소인배의 뜻인 서배(鼠輩), 하찮은 생각 이라는 서사(鼠思)등이 있다.
쥐와 관련된 속담을 보자. 위선적인 행위를 비유하는 '고양이 쥐 걱정 한다'가 있다. 풍부하여 귀한 줄을 모른다는 뜻의 ‘곳간 쥐는 쌀 고마운 는 줄 모른다’, 쥐처럼 훔치는 인간도둑을 이를 때 '나라에는 도둑이 있고 집안에는 쥐가 있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뜻을 지닌 ’낮말은 새가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또 초라하거나 다급한 모양을 보고 ‘물에 빠진 새앙쥐 같다'라고 하고 얼굴이 지저분한 사람을 보고 ’쥐가 자고 간 얼굴‘이라고 한다. 궂은일만 있다가 좋은 일이 생기기를 희망하는 속담으로 ’쥐구멍에 볕들 날 있다‘고 하고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할 때 ’쥐구멍에 홍살문 세우기’ 란 속담도 있다. 또한 매우 적은 것을 이르는 말로는 ‘쥐꼬리만 하다’고 하고 처지가 어색하여 도망가고 싶을 때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쥐는 일찍이 12지신의 하나로 ‘쥐띠'의 민속을 이루어 왔기에 ‘쥐띠에 태어난 사람은 부자로 산다'나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지런하다' 등의 덕담이 있어 왔고 쥐의 특성인 '다산'과 '근면성'이 문학의 주제나 소재가 되어 왔다. 글 대동문화 /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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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