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에 쟁취한 장원
작가 우초(愚艸) 정태상(鄭泰相)은 몇 년 전 발병 한 암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중 이였으나, 치료가 가망 없음을 알고 병원에서 뛰쳐나와, 자연과 더불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암과 싸워 건강을 회복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작가가 이번에 대구시조문학제(2019년11월2일)에서 수상한 작품인 "능소화" 에도 자연과 더불어 암과의 투쟁을 하고있는 그의 삶이 진하게 묻어나 있다.
능소화 (정태상)
찢어진 가슴팍에 벌겋게 타올라라
내 아픔 걱정 말고 손길이 닿는 데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악착같이 붙어라
아가리 찢어지게 지독한 독을 품고
겉으론 안 그런 척 외발로 기대어 서서
원수의 눈이 멀도록 눈부시게 피어라
작가는 수상 소감을 다음과 같이 담담하게 밝히고 있다.
글쓰기가 뭐가 그렇게 좋았던지. 아주 오래 전부터 책이 좋아서 자는 시간을
아껴 가며 혼자서 끄적거렸다. 살아가는 동안 꿈같은 염원을 품고 지낸 지 너
무 오래되었나 보다. 글쓰기는 어느새 내 안의 장기가 되어 저기 세 번째 갈
비뼈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이따금 도려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아파서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될 때도 있었다. 거기다가 아내는 거의 무관심이었다. 칭
찬은 고사하고 토씨 하나라도 말해 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해서 누구 하나
쳐다보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써 내려갔다. 옹이가 되어 단단히 굳어 버린 나의 희망은 같은 운명이 되어 오늘까지 오게 되 었다. 이제 환갑을 훌쩍 넘기고서 못난 글을 세상 밖으로 날려 보낸다. 부끄러움 따위는 이미 세찬 풍파에 다 씻겨 내려가고 없다. 창공에 연을 띄우듯 연줄을 단단히 잡고 높이높이 올려 보낸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직업군인으로서 5.18광주사태 진압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명예 강제전역을 당하였으며 아직까지도 복권이나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작가는 이 사건으로 인한 충격에 휩싸여 반 미치광이가 되어 한동안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 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불교에 귀의 심취되면서 인도, 캄보디아 등 불교국가를 순례하며 불교예술을 공부하였다.
작가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경주의 소산화백에게 사사받으며 탱화, 수월관음보살도 아미타삼존도, 등의 불화작품으로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특선, 전통공예대전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으며 현재 작가의 작품들은 일본 고베박물관을 비롯한 열도 곳곳에 다수의 작품들과,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네팔, 인니, 중국, 카자호스탄 등에도 작가의 작품과 공예작품 등이 나가있다고 한다. 특히 작가의 지장보살도와 수월관음보살도와 함께 단청, 개금 공예작품들은 국내 여러 사찰에 봉안 되어있다고 한다. 유시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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